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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67일 차] 논어 제5편 공야장 22-23

by 스머프#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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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공야장 22-23

 

22.

子曰 "伯夷 · 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 
자왈  백이숙제  불념구악  원시용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와 숙제는 남의 잘못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들을 원망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 백이와 숙제 : 백(伯)과 숙(叔)은 장유(長幼)를 의미한다. 묵태씨(墨胎氏)로, 백이는 이름이 윤(允)이고, 자는 공신(公信)이다. 본래는 은(殷) 나라 고죽국(孤竹國, 하북성 昌黎縣 부근)의 두 왕자였는데, 아버지가 죽은 뒤 서로 후계자가 되기를 사양하다가 끝내 두 사람 모두 나라를 떠났다. 따라서 가운데 아들이 왕위를 이었다. 그 무렵 주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멸하여 주 왕조를 세웠다. 두 형제는 무왕의 행위가 인의(仁義, 신하가 천자를 토벌한 것))에 위배되는 것이라 하여 주나라의 곡식을 먹기를 거부하였다. 그 후 수양산(首陽山, 서우양산)에 몸을 숨기고 고사리로 연명하다가 결국 굶어 죽었다고 한다.

"저 서산에 올라 산중의 고사리나 캐자.          [登彼西山兮 采其薇矣].
포악함으로 포악함을 바꾸면서도,                  [以暴易暴兮]
그 잘못을 알지 못한다.                                   [不知其非矣] 
신농(神農)과 우(虞), 하(夏)의 시대는 가고,    [神農虞夏 忽然沒兮]
우리는 장차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我安適歸矣] 
아! 이제는 죽음뿐이다.                                  [于嗟徂兮]  
쇠잔한 우리의 운명이여!"                              [命之衰矣}

이처럼 채미가[采薇歌]라는 노래를 지어 부르고서 수양산(首陽山)에서 마침내 아사(餓死)하였다.(사기, 백이열전)

유가(儒家)에서는 이들을 청절지사(淸節之士)로 크게 높였다. 『맹자(孟子)』에 ‘백이와 숙제는 성인 중에서 맑은 분(夷齊聖之淸者, 이제성지청자)’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나라 초기의 전설적인 형제성인(兄弟聖人)으로 불린다.

이 이야기는 공자가 살아 있을 당시보다도 5, 6백 년이나 전의 일로 그 두 사람은 절개가 있고 청렴한 인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수양산(首陽山, 서우양산) :  중국 산시성[西] 푸저우[] 서남쪽에 있는 산.

* 舊惡(구악) 지난날의 악, 옛 원한

* 是用(시용) = 是以, 이리하여, 그럼으로써, 그러므로

 

백이숙제-수양산  by wrtn image(gpt-3.5)

 

23.

子曰 "孰謂微生高直, 或乞醯焉, 乞諸其隣而與之."
자왈  숙위미생고직   혹걸혜언  걸저기린이여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미생 고를 정직하다 했는가?
어떤 사람이 그에게 식초를 얻으러 가자, 그는 이웃집에서 얻어다 주었다고 한다."


** 미생고(微生高) : 성은 微生(미생), 이름은 (고). (노)나라 사람. 당시 正直(정직)한 사람으로 유명하였다고 함.

*  (혜)    식초 혜


# 67일 차 공야장(公冶長)  22-23

 

     백이와 숙제의 수양산, 고사리, 아사(굶어 죽음), 이 키워드들은 백이숙제의 고사에는 너무 유명해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조선 3대 태종께서 셋째인 세종대왕(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어 할 때 큰 형인 양녕대군, 작은 형인 효령대군이 왕위를 양보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양녕대군은 미친 척을 해서, 효령대군은 부처님께서 제자가 돼라 하셨다고 해서 절로 들어간 일. 세종대왕이 역사에 길이 빛나는 위대한 모든 업적은 생각이 깊은 두 형이 계심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고 하니 당연히 그 조정에서 퇴궐하면 될 것을 굳이 굶어 죽기까지 하면서 청렴결백함을 피력해야 했을까? 지금의 세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권력과 부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사는 위정자들이 태반인데 어째서 그렇게 위대한 사람들은 목숨을 초개(草芥, 쓸모없고 하찮은 것))같이 여겼을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최고라고 하질 않는가? 하지만 공자는 이들의 절개와 청렴함에 감동을 하고 제자들에게도 본받으라 하셨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 미생(微生)이 저 미생(未生)인 줄~. 꽤 오래된 웹툰 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미생"이 생각났다는 이야기이다. 매우 재미있고 의미 깊게 본방사수하며 보았었다. '장그래'의 미생. 그때 처음으로 미생(未生, incomplete life)이란 단어를 심도 있게 찾아봤었다. 바둑 하곤 거리가 멀고 먼지라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몰랐다. 완전히 죽은 돌이 아닌 완생(完生)할 여지가 있는 돌이라나? 그래도 충분한 이해는 되지 않는다만 어쨌든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장그래가 프로로 전향을 못하고 냉혹한 현실에 내던져지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었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날카로운 이야기들이 우리 불편한 미생들을 감동시켰었지... 여기서 오 과장이었나? 그분의 역할로 인해서 더 재미가 쏠쏠했었다.

    각설하고, 미생이 성이고 이름이 고인 노나라 사람 미생 고는 무척 정직한 사람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모양이다. 그런 미생고에게 혹자가 식초를 빌리러 갔는데 아마도 그의 집엔 없었던 모양. 그래서 이웃집에 가서 빌려다가 주었다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그 일이 정직과 관련되어 있는지 이해 불가. 앞뒤 자르고 정답만 나오니 연관 짓기가 힘들다. 역시 지금의 나는 단지 정직과는 달리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구나란 생각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세이노(say no)를 외치란 말씀인가. 정직하게? 빌려다 주는 과잉 친절은 칭찬받을 일이 아니란 말씀인가? 그 시대의 생활상과 2,500년이 지난 지금은 사상이 많이 틀릴 수 있다. 그래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나왔나? 이렇게 의문 투성이인 것이 논어이다. 논어가 공자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닌 제자들이 모아놓은 글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하여간 논어는 어렵다. 그래서 매번 논해야 한다.


忠臣 不事二君, 烈女 不更二夫
충신 불사이군 열녀 불경이부

충신은 두(나라의)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사람을 지아비로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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