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야장 17장
子曰 “臧文仲, 居蔡, 山節藻梲, 何如其知也?”
자왈 장문중 거채 산절조절 하여기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은 집에 큰 거북을 모셔 두고, 기둥머리 나무에는 산 무늬를 조각하고, 동자기둥에는 수초(水草)를 그렸으니, 어찌 그를 지혜롭다 하겠는가?"
* 臧文仲 居蔡(장문중 거채): 장문중이 채지방에서 난 커다란 거북이를 기르다.
- 臧文仲(장문중): 노(魯)나라의 대부 장손진(臧孫辰), 文(문)은 시호, 仲(중)은 항렬. 공자와 동시대 사람.
- 臧(착할 장/오장 장)
- 居蔡(거채): 큰 거북을 보관한다는 뜻.
- 居(거): 살게 하다, 안치하다.
- 蔡(풀 채, 내칠 살): 채지방에서 나는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커다란 거북이. 박제 거북이.
* 山節藻梲(산절조절): (지붕에) 산 무늬의 두공과 물풀 무늬의 동자기둥이 있다.
- 山節(산절): 산을 조각한 두공(枓栱).
- 藻梲(조절: 동자기둥절): 물풀 무늬를 그린 동자기둥.
이런 방에 채지방에서 나는 큰 거북을 기르는 일은 천자나 제후라야 할 수 있었으므로 대부인 장문중이 이렇게 하는 것은 외람된 짓이다.
- 藻(마름 조)
- 梲(벗을 탈, 동자기둥 절, 날카로울 예): 들보 위의 동자기둥을 뜻함.
* 何如其知也(하여기지야): 그의 지혜가 어떠한가.
- 其(기): 臧文仲(장문중)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知(지): 지혜롭다. 智(지)와 같다.
- 也(야):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臧文仲이 占卜에 쓰는 큰 거북 껍질을 보관하되 보관하는 집 기둥머리의 斗栱에는 山을 조각하고 들보 위의 동자기둥에는 水草인 마름을 그렸으니, 어찌 그가 지혜롭다 하는가.”
臧文仲(장문중)은 노나라 대부 臧孫氏(장손씨)이니 이름은 辰(신)이다. ‘居(거)’는 藏(장, 보관함)과 같고, ‘蔡(채)’는 큰 거북껍질이다. ‘節(절)’은 기둥머리의 斗栱(두공)이다. ‘藻(조)’는 수초의 이름이다. ‘梲(절)’은 들보 위의 동자기둥이다. 이는 〈점칠 때 사용하는〉 거북껍질을 보관해 두는 집을 만들면서 기둥머리의 두공에는 산을 조각하고 들보 위의 동자기둥에는 마름을 그려놓은 것이다.
당시에 장문중을 지혜롭다고 하니, 공자께서 ‘그가 사람의 道義(도의)를 힘쓰지 않고 귀신에게 아첨하고 친압함이 이와 같았으니, 어떻게 지혜롭다 하겠는가.’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春秋左傳(춘추좌전)》에 “쓸데없는 기물을 만들었다.”는 것이 곧 이 일이다.
장자(張橫渠(장횡거))가 말씀하였다. “두공에 산을 조각하고 동자기둥에 마름을 그려 거북껍질을 보관하는 집을 만든 것은 爰居(원거)라는 새에게 제사한 意義(의의)와 함께 지혜롭지 못함에 돌아감이 마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야장편 17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자는 노나라의 대부인 장문중에 대해서 지위를 도적질 한 자라고 하였다. 유하혜가 뛰어난 인재임을 알고서도 조정에 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로서 마땅히 인재를 천거해야 함에도 하지 않음은 그 자리에 있을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문중은 미신을 좋아하여 큰 거북(점칠 때 사용하는 거북껍데기, 채(蔡)는 큰 거북껍질로 왕들이 국가의 큰 일을 앞두고 제사를 지내면서 점을 치는 데 사용했다, 갑골점을 치는 귀한 도구)을 방에 보관하였는데 보관하는 집의 기둥머리 나무에는 산을 조각해 놓고 들보 위의 동자기둥에는 마름풀을 그려 넣었다. 이런 화려한 장식은 천자의 종묘에서 하는 것으로 대부로서는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장문중을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자 공자는 사람의 도의에는 힘쓰지 않고 귀신에게 아첨하고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을 어찌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죽은 거북을 보관하는 곳을 화려하게 치장한 것은 그 거북에게 잘 보여 복을 구하려는 어리석음으로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