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야장편 14장
子貢問曰 “孔文子何以謂之文也?”
자공문왈 공문자하이위지문야
子曰 “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之文也.”
자왈 민이호학 불치하문 시이위지문야
자공이 여쭈었다.
"공문자는 무엇 때문에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게 되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영민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므로, 문이라고 한 것이다."
* 孔文子何以謂之文也(공문자하이위지문야): 공문자는 무엇 때문에 그를 문이라고 불렀는가.
- 孔文子(공문자): 위(衛) 나라의 대부 공어(孔圉).
- 文(문): 공어(孔圉)의 시호(諡號). 시호는 생전의 언행과 공적에 의하여 정해지며 文(문)이라는 시호는 가장 높은 단계의 것이었는데, 그는 욕심이 많고 충성심이 부족한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文(문)이라는 시호를 받았기 때문에 자공이 이렇게 물은 것이다.
- 何以(하이): 의문문에서 대사 목적어가 전치사 앞에 놓인 것.
- 以(이): 원인을 표시하는 전치사.
- 謂之文(위지문): 그를 文(문)이라고 부르다.
- 之(지): 孔文子(공문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不恥下問(불치하문): 아래로(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 恥(부끄러워할 치)
- 下問(하문): (학식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다.
* 是以(시이): 이로써, 이 때문에. 목적어와 전치사가 도치된 것으로 以是(이시)와 같다.
- 是(시): 敏而好學不恥下問(민이호학불치하문)을 가리키는 지시대사.
- 以(이): 원인을 표시하는 전치사.
# 논어집주 해석
子貢이 “孔文子를 어찌하여 文이라고 시호 하였습니까?” 하고 묻자, 孔子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明敏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였으며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文이라 시호한 것이다.”
孔文子(공문자)는 위나라 대부이니, 이름은 圉(어)이다. 대체로 사람은 성품(재주)이 명민한 자는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가 많고, 지위가 높은 자는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는 이가 많다. 그러므로 시호를 내리는 법에 배우기를 부지런히 하고 묻기를 좋아하는 것을 文(문)이라 한 경우가 있으니, 이 역시 사람이 하기 어려운 것이다. 공어가 문이라는 시호를 얻은 것은 이 때문일 뿐이다.
소 씨(蘇轍(소식))가 말하였다. “공문자가 太叔疾(태숙질)로 하여금 본부인을 쫓아내게 하고는 자신의 딸인 孔姞(공길)을 그에게 시집보내었다. 그 후 태숙질이 본부인의 여동생과 정을 통하자, 공문자가 노하여 장차 태숙질을 치려하면서 仲尼(중니)에게 물으니, 중니는 대답하지 않으시고 수레를 재촉하여 떠나가셨다. 태숙질이 송나라로 달아나자, 공문자는 태숙질의 아우인 遺(유)로 하여금 공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하였다.
〈공문자는〉 사람됨이 이와 같았는데도 〈죽은 뒤에〉 시호를 文(문)이라 하니, 이 때문에 자공이 의심하여 물은 것이다. 공자께서 그의 善(선)한 점을 없애지 아니하여 말씀하시기를 ‘이와 같으면 또한 문이라고 시호할 수 있다.’ 하셨으니, 經天緯地(경천위지)의 문이 아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공야장편 14장 (논어집주, 성백효)
시호(諡號)는 한 사람이 죽은 후 생전의 언행과 공적에 의해 정해지는 것인데 공어(孔圉)는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문이라는 시호는 가장 높은 단계의 것이었으므로 공어가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아니었음에도(공어는 태숙질(太叔疾)에게 본부인을 내치게 한 후 본인의 딸을 아내로 삼게 하였음) 받은 것에 대해 자공이 의아해하며 여쭌 것이다. 공자는 공어가 머리의 회전이 빠르고 배우는 것을 즐겼으며 모르는 것은 아랫사람이라도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하여 문이라는 시호를 받을 수 있었다고 대답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이 배웠을수록 남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을 꺼려한다. 더군다나 동년배도 아니고 지위나 학식이 낮은 아랫사람에게 가르침을 청한다는 것은 겸손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지원도 노비라도 자기보다 한 자(字)를 더 안다면 그에게 배워야 한다고 하였다.
공자는 총명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위나라 대부인 공어를 사람됨에 관계없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보아 문이라는 시호를 받을만하다고 한 것이다. 사람을 평가함에 있어서 다소 허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이나 선함이 있다면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