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편 9장
子曰 “士志於道, 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자왈 사지어도 이치악의악식자 미족여의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도에 뜻을 두고도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면 더불어 논의할 상대가 못된다."
* 恥惡衣惡食者(치악의악식자): 나쁜 옷을 입고 나쁜 음식을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
* 未足與議也(미족여의야): 함께 토론하기에 부족하다.
- 未(아닐 미): 일반적으로 '아직까지 ~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不(불)과 같은 용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 與(더불 여/줄 여): 전치사. 그 다음에 목적어로서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사지어도이치악의악식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之(지)가 생략된 형태이다.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道에 뜻을 두고서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더불어 道를 의논할 수 없다.”
마음은 도를 구하고자 하나 口體(구체)의 奉養(봉양)이 남만 못한 것을 가지고 부끄러워한다면 그 지식과 취향의 비루함이 심한 것이니, 어찌 더불어 도를 의논할 수 있겠는가.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도에 뜻을 두었으나 마음이 外物(외물)에 使役(사역)을 당한다면 어찌 더불어 의논할 수 있겠는가.”
[네이버 지식백과] 이인편 9장 (논어집주, 성백효)
선비가 추구하는 것은 도(道)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큰 뜻을 가지더라도 재물이나 재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은 바로 그 재화에 대한 집착 때문에 본래의 큰 뜻을 저버릴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진리[道]를 추구한다면 무엇보다도 외형적인 재화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선비가 큰 뜻을 품고 있다면 하등 부끄러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좋은 옷과 좋은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선비의 허물이 되지는 않지만 진리 추구가 아닌 옷이나 음식에 연연한다면 도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공자는 도를 깨닫기 위해 공부를 할 때는 먹는 것조차도 잊어버릴 정도로 집중하라고 하였다. 공자가 순임금이 지었다는 소(韶) 음악을 감명 깊게 듣고 좋아하는 고기를 석 달째 먹지 않을 만큼 몰입하여 악을 연구하고 배운 것도 그런 것이다. 거문고를 처음 배울 때도 열흘이 넘도록 한 곡에만 몰두했다는 기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