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편 2장
有子曰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 鮮矣.
유자왈 기위인야효제 이호범상자 선의
不好犯上, 而好作亂者, 未之有也.
불호범상 이호작란자 미지유야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유자가 말했다.
"그 사람됨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에게 공경스러우면서 윗사람 해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윗사람 해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질서를 어지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는 것이니, 근본이 확립되면 따라야 할 올바른 도리가 생겨난다.
효도와 공경이라는 것은 바로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니라!."
* 有子(유자): 기원전 518년 ~ 458년. 노(魯)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유약(有若). 공문십철의 한 사람. 자는 자유(子有)이다. 공자보다 13세가 적었다는 설과 33세(또는 43세)가 적었다는 설이 있다. 모습이 공자와 닮았다고 전해진다. 『논어』에서 공자의 제자를 일컬을 때는 주로 자(字)를 썼는데 증삼(曾參)·유약·염유(冉有)·민자건(閔子騫)을 증자·유자·염자·민자로 일컬은 예가 각각 17회·3회·3회·1회 있다. 이것은 『논어』가 증삼과 유약의 제자에 의하여 편찬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거가 되기도 한다.
* 其爲人也孝弟, 而好犯上者(기위인야효제 이호범상자): 그 위인이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의 뜻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이런 종류의 어기조사는 중간에 말을 잠시 끊음으로써 화자의 호흡을 조절하고 청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 弟(제): 悌(제)와 같다. 孝(효)는 자식이 부모님께 효성스러운 것이고 弟(제)는 동생이 형에게 공경스러운 것이다.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 好(호): '좋아하다'라는 뜻의 동사.
- 者(자): 앞 말의 수식을 받아 전체를 명사구로 만들어주는 특수대사. 보통 '~하는 사람' 또는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는 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의 수식을 받아 전체를 명사구로 만들어준다.
* 鮮矣(선의): 적다.
- 矣(의): 필연의 결과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作亂(작란): 시역(왕을 시해하는 것)과 반역으로 난을 일으키는 것.
* 未之有也(미지유야): 아직 없었다. 未有之(미유지)의 도치형. 고대 중국어 즉 한문에서는 의문문이나 부정문에서 대사(代詞)가 목적어로 쓰일 경우 목적어가 대개 동사나 전치사의 앞에 위치한다.
- 未(미): 아직까지 ~하지 않다.
- 之(지): 不好犯上而好作亂者(불호범상이호작란자)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명사·대사·수사 또는 이에 준하는 명사성 구조가 술어인 체언술어문(體言述語文)의 끝에 쓰여서 '~이다'('아니다'를 포함한다)라는 어기를 표시하거나, 일반적인 문장의 끝에 쓰여서 비교적 단호한 진술의 어기를 표시한다.
* 本立而道生(본립이도생): 근본이 수립되어야 도가 생기다.
- 而(이): 순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로서 두 개의 동작이나 상황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준다. 이러한 而(이)는 그것을 전후한 두 개의 동작 또는 상황의 사이에 '~하여 비로소' 또는 '~해야 비로소'라는 의미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분히 부사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사실이며, 따라서 이것을 아예 부사로 분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는 앞뒤의 문맥에 의하여 생기는 것이지 而(이) 자체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을 부사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효제라는 것은 아마도 인의 근본이리라.
- 也者(야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두 개의 어기조사가 연용된 것.
- 者(자):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경우에 따라 '~라고 하는 것, ~라고 하는 사람'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爲(위): '~이다'라는 뜻의 동사.
- 之(지): 형용사·동사·명사·대사·주술구조 등의 뒤에 붙어서 그것을 관형어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구조조사(構造助詞). 仁之本(인지본)에서 仁(인)이 本(본)을 수식하는 관형어임을 표시한다.
- 與(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가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其(기)와 함께 쓰이는 경우 감탄의 어기와 추측의 어기를 함께 표시한다.
# 논어집주 해석
有子가 말하였다. “그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亂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다.
君子는 根本을 힘쓴다. 근본이 확립되면 仁의 道가 생겨나니, 孝와 弟는 아마도 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
유자는 공자의 제자이니, 이름은 약이다.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을 ‘효’라 하고, 형과 어른을 잘 섬기는 것을 ‘제(悌, 제)’라 한다. ‘犯上(범상)’은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범함을 이른다. ‘鮮(선)’은 적음이다.
‘作亂(작란)’은 悖逆(패역)하고 다투고 싸우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능히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에게 공경하면 그 마음이 和順(화순)해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이가 적으니, 반드시 亂(난)을 일으키기를 좋아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務(무)’는 힘을 專一(전일)하게 쓰는 것이요, ‘本(본)’은 根(근)과 같다. ‘仁(인)’은 사랑의 원리이고 마음의 덕이 다. ‘爲仁(위인)’은 行仁(행인, 인을 행함)이란 말과 같다. ‘與(여)’는 의심하는 말이니, 겸손하여 감히 단언하지 못한 것이다. ‘군자는 모든 일에 오로지 그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고 나면 그 도가 저절로 생겨난다. 윗글에서 말한 바 ‘孝弟(효제)’는 바로 이 仁(인)을 행하는 근본이니, 배우는 자들이 이것(효제)을 힘쓰면 인의 도가 이로부터 생겨남’을 말한 것이다.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효제는 순한 덕이다. 그러므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어찌 다시 常理(상리)를 거스르고 어지럽히는 일이 있겠는가. 덕은 근본이 있으니, 근본이 확립되면 그 도가 충만하고 커진다. 효와 제가 집안에 행해진 뒤에 인과 사랑이 남에게 미치니, 이것이 이른바 ‘친한 이(친척)를 친히 하고서 백성(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을 행할 때에는 효제를 근본으로 삼고, 본성을 논할 때에는 인을 효제의 근본으로 삼는 것이다.” 혹자가 “효제가 인의 근본이 된다 하였으니, 이것은 효제로 말미암아 인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까?” 하고 묻자, 나(이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아니다. 인을 행함이 효제로부터 시작됨을 말한 것이다. 효제는 인의 한 가지 일이니, 〈효제가〉 인을 행하는 근본이라고 이른다면 괜찮지만, 이것이 인의 근본이라고 이른다면 불가하다. 인은 본성이고 효제는 용이다. 性(성) 가운데에는 다만 인 · 의 · 예 · 지 네 가지만 있으니, 어찌 일찍이 효제가 있겠는가. 그러나 인은 사랑을 주장하고, 사랑은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효제는 인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학이편 2장 (논어집주, 성백효)
유약은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33세(43세?) 연하의 제자이다. 모습과 행실이 공자와 많이 닮아서 공자의 사후에 자하(子夏), 자장(子張), 자유(子游) 등이 공자 대신 유약을 모시려 하였다. 하지만 생전의 공자 언행에 대해 대답하지 못하는 부분 등이 있어 자여(子舆) 등의 다른 제자들이 공자를 대신할 수 없다고 반대하였다고 한다.
유자(有子)라고도 불리는데 증자(증참, 증삼)와 같이 공자의 제자들 중에서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자(子)'는 학문을 높고 깊게 닦아서 깨달은 자로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사람이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아주 작은 일부터 충실하여야 근본이 충실해진다고 하였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윗어른을 공경하는 것으로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으로 이것이 바로 인을 실천하는 근본이라는 것이다. 근본을 확립하려면 습관처럼 매일 조금씩 쌓아 체화를 시켜야 한다. 작은 습관이라도 매일 매일 시행하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근본이고 도리는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도(道)의 본래의 뜻은 '길, 도로'라는 의미이다. 옳은 길로 가면 흔들림이나 막힘이 없이 갈 수 있지만 길이 아닌 곳으로 가면 어려움에 빠지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당연히 가야 할 바른 길'이란 의미의 '방법, 도리'란 의미가 생겨났다.
인(仁)은 공자 사상의 핵심이다. 인은 人 + 二 로써 두 사람의 관계를 의미한다. 이것은 '인간들 사이의 가장 조화롭고 안전된 관계'를 포괄적으로 함축한 개념이다.
부모와 형제에게 효도하며 우애 있는 사람은 윗사람을 거역하지 않는다. 그리고 배신을 하거나 난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따라서 효도와 공경을 바탕으로 한 가정의 윤리를 세운다면 이는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적인 것이므로 비로소 도(道)가 생길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부모와 형제에게 잘하는 사람은 인성교육이 제대로 된 사람이며 군자의 근본이다. 즉 효도와 공경은 리더가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