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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413]논어 제18편 미자 7장: 자로종이후 우장인이장하조

by 스머프#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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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편 7장

子路從而後, 遇丈人以杖荷蓧. 
자로종이후    우장인이장하조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자로문왈     자현부자호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植其杖而芸. 
식기장이운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현기이자
明日子路行以告, 子曰 “隱者也.”
명일자로행이고    자왈    은자야
使子路反見之, 至則行矣. 
사자로반현지    지즉행의
子路曰 “不仕無義. 
자로왈    불사무의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欲潔其身, 而亂大倫. 
욕결기신    이란대륜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道之不行, 已知之矣.”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도지불행    이지지의

자로가 공자를 따라가다가 뒤에 쳐졌는데, 지팡이로 삼태기를 걸어 메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자로가 물었다. "선생께서는 저희 선생님을 보셨습니까?"
노인이 말하였다. "팔다리로 부지런히 일도 하지 않고, 오곡도 분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님이란 말이오?"
그는 그 지팡이를 꽂아 세워놓고는 김을 맸다.
자로가 두 손을 가지런히 맞잡고 서 있자, 자로를 붙잡아 머물도록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이고 그의 두 아들을 만나 보게 하였다.
다음날 자로가 가서 그 일을 아뢰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은자로구나."
그리고는 자로를 시켜 돌아가서 그를 만나보도록 하셨으나, 자로가 그곳에 이르니 이미 떠나 버렸다.
자로가 그 집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관직에 나가지 않는 것은 의로운 일이 아닙니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도 폐기할 수 없는 것인데, 임금과 신하 사이의 도의를 어찌 폐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고자 하여 큰 윤리를 어지럽히는 것입니다. 군자가 벼슬을 하는 것은 그런 도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도가 행해지지 않음은 이미 알고 있는 일입니다."


* 從而後(종이후): 따라가다가 뒤쳐지다.

* 丈人(장인): 노인.
- 丈(어른 장): 어른. 장자(맏아들). 남자 노인에 대한 존칭.

* 以杖荷蓧(이장하조): 지팡이를 가지고 삼태기를 걸어 메다.
- 杖(지팡이 장): 지팡이. 몽둥이. 장형(杖刑: 죄인의 볼기를 큰 형장으로 치던 형벌).
- 荷(멜 하/꾸짖을 하, 잗달 가): 메다, 짊어지다. 부담하다.
- 蓧(삼태기 조, 동구미 적): 삼태기(흙을 담아 나르는 그릇). 참소리쟁이(마디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 四體(사체): 사지(四肢). 두 팔과 두 다리.

- 芸(평지 운, 재주 예): 김매다. 평지(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 궁궁이(芎藭-: 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 拱(팔짱 낄 공/보옥 공): 팔짱을 끼다, 수수방관하다. (두 손을) 마주 잡다. 두르다, 에워싸다.

* 止子路宿(지자로숙): 자로를 붙잡아서 머물게 하다.

* 爲黍(위서): 기장으로 밥을 짓다.
- 黍(기장 서): 기장(볏과의 한해살이풀). 무게의 단위(單位)(기장 한 알의 중량. 전하여 극소의 중량). 술그릇(≒3되 들이)

* 食之(사지): 그에게 먹이다.
- 食(먹일사): 먹게 하다.
- 之(지): 子路(자로)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見其二子焉(현기이자언): 그의 두 아들을 그에게 알현시키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子路(자로)를 가리킨다.

* 至則行(지즉행): (그 집에) 도착하니 떠나 버렸다.

* 長幼之節, 不可廢也(장유지절, 불가폐야):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은 폐지할 수 없다. 노인이 자신의 두 아들을 불러서 자로에게 인사시킨 것은 그 노인이 어른과 아이 사이의 예절을 폐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뜻.
- 廢(무너질 폐): 무너지다. 쇠퇴하다. 부서지다, 못 쓰게 되다.

* 如之何其廢之(여지하기폐지): 어떻게 그것을 폐지하는가.
- 如之何(여지하): 어떻게.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之(지): 君臣之義(군신지의)를 가리키는 인칭대사.
- 潔(깨끗할 결): 깨끗하다. 맑다. 조촐하다, 간결하다.

* 君子之仕也, 行其義也(군자지사야, 행기의야): 군자가 벼슬에 나아감은 그의 의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也(야): 첫번째 것은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두 번째 것은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已知之矣(이지지의): 이미 그것을 알다.
- 之(지): 道之不行(도지불행)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논어 제18편 미자 7장

# 논어집주 해석 

子路가 〈孔子를〉 따라가다가 뒤에 처져 있었는데, 지팡이로 대바구니를 멘 丈人을 만나자, 子路가 묻기를 “노인은 우리 夫子를 보셨습니까?” 하니, 丈人이 말하기를 “四體(四肢)를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고 五穀을 분별하지 못하니, 누구를 夫子라 하는가?” 하고, 지팡이를 꽂아놓고 김을 매었다. 子路가 손을 모으고 서 있자, 子路를 머물러 유숙하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이고 그의 두 아들로 하여금 〈자로를〉 뵙게 하였다. 다음날 子路가 떠나와서 〈孔子께〉 아뢰니, 孔子께서 “隱者이다.” 하시고, 子路로 하여금 돌아가 만나보게 하셨는데, 도착하니 떠나가고 없었다.
子路가 말하였다. “벼슬하지 않는 것은 義가 없으니, 長幼의 예절을 폐할 수 없는데 君臣의 義를 어찌 폐할 수 있겠는가. 〈벼슬하지 않음은〉 자기 몸을 깨끗하게 하고자 하여 大倫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君子가 벼슬함은 그 義를 행하는 것이니, 道가 행해지지 않음은 이미 알고 계시다.”

장인 또한 隱者(은자)이다. ‘蓧(조)’는 대그릇이다. ‘分(분)’은 분별이다. ‘오곡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菽麥(숙맥)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으니, 농업을 일삼지 않고 스승을 따라 멀리 유학함을 책망한 것이다. ‘植(치)’는 꽂아 세우는 것이다. ‘芸(운)’은 풀을 제거하는 것이다.

子路가 손을 모으고 서 있는 것은 그가 隱者(은자)임을 알고 공경한 것이다.

공자께서 자로로 하여금 돌아가 만나보게 하신 것은 아마도 군신의 의로써 말씀해 주려고 하신 것일 터인데, 장인은 자로가 반드시 장차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먼저 떠나가서 그 종적을 없앤 것이니, 또한 접여의 뜻이다.

자로가 夫子(부자)의 뜻을 서술하기를 이와 같이 한 것이다. 丈人(장인)이 자로를 대함이 매우 거만하였으나 자로가 더욱 공손히 대하자, 장인이 인하여 그의 두 아들로 하여금 자로를 뵙게 하였으니, 그렇다면 長幼(장유)의 예절에 있어 진실로 폐할 수 없음을 안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밝게 아는 것을 인하여 깨우친 것이다. ‘倫(윤)’은 차례이다. 사람의 큰 人倫(인륜, 윤리)이 다섯 가지가 있으니, 부자간에 친함이 있고 군신 간에 의가 있고 부부간에 분별이 있고 장유 간에 차례가 있고 붕우 간에 信(신, 진실)이 있는 것이 이것이다.

벼슬하는 것은 군신의 의를 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도가 행해지지 않을 것을 알더라도 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의라고 하였다면 일의 가부와 몸의 거취를 또한 스스로 구차스럽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비록 몸을 깨끗이 하여 인륜을 어지럽히지 않으나 또한 의를 잊고 祿(녹)을 따르지도 않는 것이다.
福州(복주)에 國初(국초, 宋初(송초)) 때의 寫本(사본)이 있는데, 길 아래에 ‘反子(반자)’ 두 글자가 있어, 이것을 자로가 돌아오자 부자께서 말씀한 것이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옳은 지의 여부는 알지 못한다.

범 씨(范祖禹(범조우))가 말하였다. “隱者(은자)는 〈자신이 은둔하는 것을〉 고상하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떠나가고 돌아오지 않으며, 벼슬하는 자는 〈자신이 벼슬하는 것을〉 통달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빠지고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鳥獸(조수)와 함께 무리 지어 살지 않으면 性命(성명)의 情(정)을 끊어서(해쳐서) 부귀를 탐하니, 이 두 가지는 모두 미혹된 것이다. 이 때문에 중용에 의지하여 행함이 어려운 것이다. 오직 성인은 군신 간의 의를 폐하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정도로써 하니, 이 때문에 혹은 세상에 나가고 혹은 은둔하여 끝내 도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자편 7장 (논어집주, 성백효)

[#413]논어 제18편 미자 7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공자의 애제자인 자로가 공자 뒤를 쫓아가다가 놓쳐서 삼태기를 메고 길을 가는 노인에게 혹시 선생님을 보셨는가고 물었다. 선생이라 일컬음에 자로에게 농사일에는 종사하지 않고 오곡 분간도 하지 못하면서 어리석게 선생을 쫓아 멀리 돌아다니는 것을 책망하고 있다. 자로가 보통 노인이 아닌 은자임을 알고 공손하게 예를 표하자 노인은 자로를 집에 데려가 융숭하게 대접한 후 두 아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은자이지만 장유의 예절을 지킨 것이다.

공자가 이 말을 듣고 은자임을 알아보고 자로를 보내 대화를 하고자 했으나 노인은 출타 중이었다. 자로는 그 식구들(두 아들)에게 말했다. 군자가 벼슬을 하는 것은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천하의 예를 지키기 위함이다. 노인(은자)은 장유의 예는 지키면서 군신 간의 예는 지키지 않는 이유가 본인의 한 몸 깨끗이 하려고 세상의 큰 인륜을 어지럽히려는 것이냐고 하였다. 노인은 은자로서 세상에 나아가지 않고 살고 있지만 두 아들도 그렇게 세상을 살아야 할까? 자로의 말에 무엇인가 깨달을 기회가 되긴 했을까? 

군자가 벼슬을 하는 것은 그 의를 행하기 위함인데 도가 행하지 못할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공자는 숲 속에서 새와 짐승들과 살면서 세상의 도를 뒤로 한 채 자기만 편하고 깨끗하게 살고자 하는 은자들에게 실망함을 보인다. 그들의 높은 식견과 안목으로써 세상에 나와 함께 도를 추구하면 좋을텐데...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도를 실천할 수 있어야 진정한 군자의 도리인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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