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편 18장
子曰 “惡紫之奪朱也,
자왈 오자지탈주야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오정성지란아악야 오리구지복방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주색이 붉은색을 침해하는 것을 미워하고, 정나라 음악이 아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기민한 말재주가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
* 惡紫之奪朱也(오자지탈주야): 자주색이 붉은색을 빼앗는 것을 싫어하다. 간색(間色)이 정색의 지위를 차지함을 싫어하다.
- 惡(악할 악, 미워할 오): 미워하다. 싫어하다.
- 紫(자줏빛 자): 자줏빛. 자줏빛의 옷.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奪(빼앗을 탈, 좁은 길 태): 빼앗다. 약탈하다.
- 也(야): 몇 가지 사항을 나열할 때 쓰는 어기조사.
* 鄭聲(정성): 정나라의 음악.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 많아 음란한 음악으로 일컬어졌다.
* 雅樂(아악): 바른 음악[正樂]이란 뜻으로 종묘, 궁중에서 연주하던 음악이다.
* 利口(이구): 기민한 말재주. 날카로운 말재주.
- 覆(다시 복, 덮을 부): 뒤엎다, 전도시키다, 무너뜨리다.
* 邦家(방가): 나라, 국가.
* 者(자): 왕인지(王引之)의 『경전석사(經典釋詞)』에 "者(자)는 也(야)와 같다"라고 하고 이 구절을 예로 제시했다. 그러나 앞 두 구절과의 관계로 보아 也(야)의 오자일 가능성도 있다.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자주색이 朱色을 빼앗는 것을 미워하며, 鄭나라 音樂이 雅樂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말 잘하는 입〔利口〕이 나라를 전복시키는 것을 미워한다.”
‘朱色(주색)’은 正色(정색)이고, ‘자주색’은 間色(간색)이다. ‘雅(아)’는 바름이다. ‘利口(이구)’는 말을 민첩하게 잘하는 것이다. ‘覆(복)’은 기울고 망하게 하는 것이다.
범 씨(范祖禹(범조우))가 말하였다. “천하의 理(이)가 올바르면서 이기는 경우는 항상 적고 올바르지 않으면서 이기는 경우는 항상 많으니, 성인께서 이 때문에 미워하신 것이다. 말 잘하는 사람은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 하며, 훌륭한 사람을 불초하다 하고 불초한 사람을 훌륭하다 하니, 인군이 만일 그를 좋아하고 믿는다면 국가가 전복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화편 18장 (논어집주, 성백효)
광채가 있으며 담백한 정색인 붉은색보다 중간색인 요염한 자주색을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종묘나 궁중에서 쓰이는 바르고 우아한 음악인 아악(雅樂)보다 정나라의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음란한 음악을 더 좋아한다. 또한 말재주가 교묘한 이들은 거짓을 진실로 왜곡하여 사람을 혼란하게 하여 급기야 나라를 망치게 한다. 공자가 미워하는 세 가지이다.
공자는 음악은 순임금의 음악인 소무로 하고 음탕하고 간사한 정나라의 음악을 추방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교언영색하는 사람은 위태롭고 어진 자가 드물기 때문에 말재주 있는 사람을 혐오했다. 특히 말 잘하는 사람은 옳고 그른 것을 왜곡하고 훌륭한 사람을 못났다고 하는 등 간신 같은 사람을 군주가 좋아한다면 나라가 전복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도 하였다. 여전히 말 잘하는 이를 멀리하는 까닭이다.
외양은 그럴 듯 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른 것들은 혼란을 가져온다. 거짓이 참된 것을 가리고 욕보인다. 말주변이 좋다고 하여 실천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말만 앞세우고 자기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런 것들을 경계하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