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편 10장
子謂伯魚曰 “女爲周南·召南矣乎?
자위백어왈 여위주남소남의호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牆面而立也與!”
인이불위주남소남 기유정장면이립야여
공자께서 아들 백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였느냐?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담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은 것이로다!"
* 伯魚(백어): 공자의 아들. 이름이 리(鯉)이고, 伯魚(백어)는 그의 字(자)이다. 공자 69세 때 50세의 나이로 공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자사(子思, 공자의 손자)로 증자의 제자이며 학문을 널리 떨쳤다. 후에 노나라 목공의 스승까지 된 인물이다.
* 女爲周南·召南矣乎(여위주남·소남의호): 너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였는가.
- 女(여): 汝(여)와 같다.
- 爲(위): 연구하다, 학습하다.
- 「周南(주남)」·「召南(소남): 『시경·국풍』의 편명.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周南(주남)」·「召南(소남)」을 공부하는 일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한다.
* 其猶正牆面而立也與(기유정장면이립야여): 아마 정면으로 담벼락과 마주보고 서 있는 것과 같으리라.
- 其(기): 아마. 추측을 표시하는 부사.
- 猶(오히려 유/원숭이 유, 움직일 요)
- 牆面(장면): 담벼락을 마주 보다. 동사와 목적어가 도치된 것. 부정문이나 의문문에서 대사가 목적어로 쓰이는 경우 이외에는 목적어가 동사 앞으로 도치되면 대개 목적어와 동사 사이에 之(지)·是(시) 따위를 넣어서 표지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 牆(담 장): 담, 담장. 경계. 관을 덮는 옷.
- 也與(야여): 其(기)와 함께 쓰여서 추측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어기조사.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伯魚에게 이르셨다. “너는 〈周南〉과 〈召南〉을 배웠느냐? 사람으로서 〈周南〉과 〈召南〉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있는 것과 같다.”
‘爲(위)’는 學(학)과 같다. 〈周南(주남)〉과 〈召南(소남)〉은 《詩經(시경)》의 첫머리 편명인데, 그 내용이 모두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이다.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 있다.’는 것은 지극히 가까운 곳에 나아가서 한 물건도 보이는 것이 없고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화편 10장 (논어집주, 성백효)
주남과 소남은 시경을 상징하는 첫머리 2 편(篇)을 말하는 것으로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과 임금과 신하 사이의 도리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공자는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의 시구를 공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담벼락을 향해 마주 서 있는 것과 같아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걸음도 나아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주남과 소남은 시경의 처음인 국풍(國風)의첫머리 부분이다. 주나라 문왕과 소공의 직접적인 교화가 행해진 지역의 노래라고 하며 유교적 교화의 바탕으로 여겨지는 작품이다. 주로 사랑하는 남녀의 정과 그리움, 부역을 간 남편이나 아들을 그리며 통곡하는 여인의 마음,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의 처절한 상황이 담겨있는 시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25 수다.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과 시대상을 오롯이 담고 있는 시를 공부함으로써 안목을 넓히고 사리판단과 백성들의 애환 등을 느낄 수가 있다.
공자는 주남과 소남(전체적으로는 시경)을 공부하여 인간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배우라는 가르침을 주신 것이다. 양화편 9장에서도 공자는 제자들에게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여기서 牆面(장면)은 도치가 된 것으로 담벼락을 마주 보다의 뜻이다. 즉 면장(面牆, =免面牆 )인데 이 단어는 결과적으로 견문이 적다는 의미이다.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흔히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을 쓰곤 하는데 여기서의 면장을 하다라는 의미는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학식이나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공자와 그의 아들의 대화에서 유래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