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편 9장
子曰 “小子何莫學夫詩?
자왈 소자하막학부시
詩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시가이흥 가이관 가이군 가이원
邇之事父, 遠之事君, 多識於鳥獸草木之名.”
이지사부 원지사군 다식어조수초목지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볼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다.
* 小子何莫學夫詩(소자하막학부시): 너희들은 왜 저 『시경』을 배우지 않는가.
- 小子(소자): 젊은 사람. 공자가 제자들을 가리키는 말.
- 莫(막): 不(불)과 같다.
- 夫(부): 이, 그, 저. 경우에 따라 근칭 지시대사가 될 수도 있고 원칭 지시대사가 될 수도 있으며, 어떤 문맥에서는 어느 쪽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 詩可以興(시가이흥): 『시경』은 그것으로써 감흥을 일으킬 수 있다.
- 以(이): 뒤에 목적어로서 『詩(시)』를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可以觀(가이관): 관찰할 수 있다. 인정과 풍속을 살필 수 있음을 말한다.
* 邇之事父(이지사부): 가까이로는 아버지를 섬길 수 있다.
- 邇(가까울 이): 가깝다, 가까이하다. 친근하다.
- 之(지): ~로 말하자면, ~로 말할 것 같으면, ~는. 두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사실의 대비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則(즉)과 같다.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小子(너희)들은 어찌하여 詩를 배우지 않느냐? 詩는 意志를 흥기시킬 수 있으며, 〈정치의 득실을〉 관찰할 수 있으며, 무리 지을 수 있으며, 원망할 수 있으며,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길 수 있으며, 멀리는 임금을 섬길 수 있고, 새와 짐승, 풀과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
‘小子(소자)’는 제자이다.
詩는 의지를 感發(감발)하는 것이다. 득실을 상고해 보는 것이다.
和(화)하면서도 방탕한 데로 흐르지 않는 것이다.
원망하면서도 노여워하지 않는 것이다.
인륜의 도가 詩(시)에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으니, 이 두 가지는 중한 것을 들어서 말씀한 것이다.
그 緖餘(서여, 부수적인 것)가 또 많은 지식을 자뢰할 수 있다.
시를 배우는 방법을 이 장에 다하였으니, 이 《詩經(시경)》을 읽는 자가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화편 9장 (논어집주, 성백효)
시경(詩經, 詩)은 고대 중국의 노래 가사를 모아 엮은 오경의 하나로 대표적인 유교 경전이며 율(律)이 있는 주나라 시대의 노래(약 3000편)를 담은 민요집이다. 공자는 311편으로 간추려서 시경 300편(시삼백, 詩三百)을 편찬하였다(현전하는 것은 305편). 시경의 내용은 크게 풍(風: 15개국 민중들의 노래), 아(雅: 지배층 지식인들의 사대부 문학), 송(頌: 선왕들의 덕을 칭송한 종묘제례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는 시를 공부하는 이유의 중요성을 제자들에게 여러 번 강조하였다. 시를 배우면 흥을 일으키고 사물을 관조할 수 있으며 사람들과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으며 사리에 맞는 적절한 비판을 할 수 있다. 또한 효와 충을 실천할 수 있고 새와 짐승, 나무와 풀에 대해서도 박식해질 수 있으므로 그들과의 교감을 통해 감수성도 풍부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시를 왜 읽지 않느냐는 말씀이다.
공자의 아들인 공리에게도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열심히 시를 읽으라고 한 것처럼 모든 제자들에게 우선시하여 시를 읽으라고 권면하였다. 시(詩)에서 선한 마음이 일어나서 예(禮)에 서며 악(樂)에서 완성된다고도 하였으며 시경의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생각과 행동에 사악함이 없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사람을 즐겁게 하고 지나치지 않을 만큼 슬프지만 결코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며 감동을 주는 것이 시라고 하였다.
시를 공부하지 않고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할 말이 없다 하니 인생에 한번 쯤은 읽어야 할 인문고전의 필독서... 시경(詩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