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문 11장
子曰 “貧而無怨難, 富而無驕易.”
자왈 빈이무원난 부이무교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는 어렵지만, 부자이면서 교만하지 않기는 쉽다."
- 貧(가난할 빈)
- 怨(원망할 원/쌓을 온)
- 驕(교만할 교)
- 易(바꿀 역/쉬울 이)
논어집주 해석
가난에 처하기는 어렵고 富(부)에 처하기는 쉬운 것은 사람들의 떳떳한 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땅히 그 어려운 것을 힘써야 하고, 그 쉬운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헌문편 11장 (논어집주, 성백효)
그렇다. 공자님 말씀대로 가난한 사람이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렵다. 또한 부자가 교만을 떨지 않고 겸손을 보이는 것은 쉬운 일이다.
가난한 사람은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거리가 많다. 할 일은 많지만 경제적으로 따라와 주질 않는다. 계획을 세워 살려고 해도 가난 때문에 쉽지 않다. 늘 부족하고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미래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당장 코 앞에 일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모든 원망의 골도 깊기 마련이다. 조상, 부모에 의한 가난의 대물림은 인생 시작부터 불리하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흙수저는 금수저를 따라갈 수 없다. 특히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없는 사람은 (말이 좋아) 안빈낙도를 즐길 수 있다고?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피곤하고 슬프고 배고프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부를 이룩하고자 애쓰다 보니 혹해서 사기도 당하고 그나마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날리며 자포자기하는 삶도 있다. 인성도 어쩔 수 없이 피폐해지고 여유는 더욱더 없어진다. 되는 일이 없다 보니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원망한다. 설상가상, 인지상정이다.
부유한 자는 많은 혜택을 지닌다. 항상 여유롭고 대범할 수 있으며 관용도 베풀 줄 안다. 자신의 꿈을 향하여 단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없는 자가 아끼면 궁상스럽고 찌질하다고 업신여기지만, 있는 사람이 절약하면 검소하고 서민적이라고 칭찬까지 한다. 겸손하기도 쉽고 또한 교만을 굳이 떨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대우를 받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운할 수도 있다.
죽을 때 사람에게 필요한 딱 한 평의 땅, 화장하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불필요하지만... 공수래공수거라고는 하나 오늘 살다 내일 죽을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먹고 즐기고 살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적당히 있어 죽을 때까지 맘 편하게 살다 가는 것이 최고의 삶. 마음만이라도 가난하지 않음이 어딘가. 원망하지 말고 부러워하지도 말고 교만하지도 말고 그대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