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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252]논어 제13편 자로 4장: 번지청학가 자왈 오불여로농

by 스머프#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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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4장

樊遲請學稼, 子曰 “吾不如老農.”
번지청학가   자왈    오불여로농
請學爲圃, 曰 “吾不如老圃.”
청학위포   왈    오불여로포
樊遲出, 子曰 “小人哉, 樊須也!
번지출   자왈    소인재   번수야
上好禮, 則民莫敢不敬;
상호례   즉민막감불경
上好義, 則民莫敢不服;
상호의   즉민막감불복
上好信, 則民莫敢不用情.
상호신   즉민막감불용정
夫如是, 則四方之民,
부여시   즉사방지민
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강부기자이지의   언용가

번지가 곡식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늙은 농부만 못하다."
채소 기르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나는 늙은 채소 농사꾼만 못하다"라고 하셨다.
번지가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소인이로구나, 번수(번지)여!
윗사람이 예(禮)를 좋아하면 백성들은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없고,
윗사람이 도의[義]를 좋아하면 백성들은 감히 복종하지 않을 수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信]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진실되게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하면 사방의 백성들이 자기 아이들을 포대기에 싸서 업고 모여올 것인데,
곡식 기르는 법은 어디에 쓰겠느냐?"


* 樊遲(번지): BC 505년 혹 BC 515년 추정 ~ 미상. 樊須(번수), 춘추시대 노(魯)나라 (또는 제나라) 사람. 자는 자지(子遲), 번지(樊遲)이다. 농민 출신으로 공자의 제자가 되기 전에 20세 무렵 계씨(季氏) 밑에서 일하고 있던 염구에게 가서 벼슬을 했다. 공자가 천하 주유를 끝내고 노나라로 돌아오자 스승으로 모셨다. 학업에서는 큰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용기가 있고 상무 정신으로 공자의 제자들 중 나름대로의 명성을 얻었다. 공자보다 36세 어린 제자이며, 공문칠십이현 중 한 사람이다.

-
稼(심을 가): (곡식을) 심다, 일하다, 곡식, 양식.

* 請學爲圃(청학위포)
: 채소밭 손질을 배우기를 청하다.
- 爲(위): 다스리다, 손질하다.
- 圃(채마밭 포): 채소밭. 농사일

* 莫敢不敬(막감불경): 아무도 감히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 莫(막): '아무도 ~하지 않다'라는 뜻의 무칭(無稱) 지시대사. 대사적 기능과 부정사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 不如老圃(불여로포): 노련한 채소 재배가만 못하다.
- 老(로): 노련하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험이 많다는 뜻이다.

* 不用情(불용정): 진실을 행하지 않다.
- 用(용): 행하다.
- 情(정): 실정, 진실.

* 夫如是(부여시): 이와 같다.
- 夫(부): 문장의 첫머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청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작용을 하는 어기조사. 특별한 의미는 없고 다음에 오는 말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다는 어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보통 발어사(發語詞)라고 한다.

- 襁(포대기 강): 포대기, 돈꿰미(엽전을 꿰는 꿰미 또는 꿰어 놓은 엽전 뭉치를 이르던 말)

논어 제13편 자로 4장

논어집주 해석

오곡을 심는 것을 ‘稼(가)’라 하고, 채소를 심은 곳을 ‘圃(포)’라 한다.

‘小人(소인)’은 細民(세민, 서민)을 이르니, 맹자가 말씀한 ‘소인의 일’이란 것이다.

禮(예) · 義(의) · 信(신)은 大人(대인, 위정자)의 일이다. 義(의)를 좋아하면 일이 마땅함에 합한다. ‘情(정)’은 성실함이다. 공경하고 복종하고 실정대로 함은 각기 그 類(류)에 따라 응하는 것이다. ‘襁(강)’은 실로 짜서 만들어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묶어 매는 것이다.

양 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樊須(번수)가 聖人(성인)의 문하에 있으면서 농사짓는 방법과 菜田(채전) 가꾸는 일을 물었으니, 뜻이 비루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여 물리치심(열어줌)이 옳을 터인데, 그가 나가기를 기다린 뒤에 그의 잘못을 말씀하신 것은 어째서인가? 그가 물었을 때에 스스로 늙은 농부와 원예사만 못하다고 말씀하셨으니, 거절하기를 지극히 하신 것이다. 번수의 학문이 의심컨대 이에 미치지 못하여 능히 묻지 못하였으니, 이는 한 귀퉁이를 들어 일러줌에 이것을 가지고 세 모퉁이를 반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말씀해 주지 않으셨고, 그가 이미 나감에 미쳐서는 끝내 깨닫지 못하고 늙은 농부와 늙은 원예사를 찾아가 배운다면 그 잘못됨이 더욱 커질까 두려웠다. 그러므로 다시 말씀하시어 앞에서 말한 것이 뜻이 다른 데에 있음을 알게 하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로편 4장 (논어집주, 성백효)

[#252]논어 제13편 자로 4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공자의 제자인 번지는 원래 농민 출신이므로 공자께 농사나 채마밭을 가꾸는 일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공자는 그런 일은 늙은 농부들보다도 아는 것이 없다 하시면서 번지를 소인이라 폄하하셨다. 공자의 교육은 군자가 되는 도를 가르치는 일이니 번지가 소인들이나 하는 일을 배우고자 하므로 다소 실망을 하시면서 혹시라도 그것을 배울까 노심초사하셨다. 

공자의 제자가 되었음은 군자의 길로 나아가 종국엔 치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인데 번지의 목표설정이 잘못되었음을 시사하신 것이다. 군자학에는 농사짓는 법이 없고 예와 의와 신을 배운다면 자연히 백성들이 따르게 되고 그 후에 백성들로 하여금 농사를 짓게 하면 된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아닌가?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으로 농업이 세상의 중요한 바탕으로 나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인데 공자가 농사짓는 법을 모른다고 해서 번지를 소인으로 치부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

직업의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실제 세상에 나가보면 직업의 가치는 천차만별임이 틀림없다. 공자가 살던 시대엔 더 했을 것이고 지금에 와서도 변한 것은 거의 없는 듯하다. 아닌가? 현재는 귀천을 떠나 돈이 많으면 최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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