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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222]논어 제11편 선진 24장: 자로사자고위비재 적부인지자

by 스머프#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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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24장

子路使子羔爲費宰,
자로사자고위비재
子曰 “賊夫人之子”
자왈    적부인지자
子路曰 “有民人焉, 有社稷焉, 何必讀書然後爲學?”
자로왈    유민인언   유사직언   하필독서연후위학
子曰 “是故惡夫佞者.”
자왈    시고오부녕자

자로가 자고를 비 땅의 읍재로 삼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자식을 망치는구나!"
자로가 말씀드렸다. "다스릴 백성이 있고 받들 사직이 있는데, 하필 글을 읽은 다음에야 공부를 한다고 하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래서 말 잘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다."


* 子羔爲費宰(자고위비재): 자고가 비읍의 수장이 되다.
- 子羔(자고): 공자의 제자. 성은 고(高), 이름은 柴(시).
- 費(비): 계손씨의 식읍.

* 賊夫人之子(적부인지자): 저 남의 아들을 해치다.
- 賊(도둑 적)
- 夫(부): 원칭 지시대사.
- 人之子(인지자): 남의 아들. 子羔(자고)를 가리키는 완곡한 표현.

* 是故惡夫佞者(시고오부녕자): 이 때문에 (내가) 저 말 잘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다.
- 夫(부): 원칭 지시대사로 일반적인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키기 때문에 '저 모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 佞(아첨할 녕(영)): 아첨하다, 간사하다, (말을) 잘하다.

논어 제11편 선진 24장

논어집주 해석

자로가 계씨의 가신이 되어 그를 등용한 것이다.

‘賊(적)’은 해침이다. 자고가 자질이 아름다우나 아직 배우지 못하였는데, 갑자기 백성을 다스리게 하면 다만 그를 해칠 뿐임을 말씀한 것이다.

백성을 다스리고 귀신을 섬김이 모두 학문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백성을 다스리고 귀신을 섬김은 진실로 배우는 자의 일이나 반드시 학문이 이미 이루어진 뒤에 벼슬하여 그 배움을 실행할 수 있으니, 만약 애초에 일찍이 학문을 하지 않았는데 그로 하여금 벼슬에 나아가 학문을 하게 한다면 귀신에게 慢忽(만흘, 불경)하고 백성을 학대함에 이르지 않을 자가 드물다. 자로의 말은 그의 본의가 아니요, 다만 논리가 굽히고 말이 궁하여 입으로 변론함을 취해서 남의 말을 막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夫子(부자)께서 그의 그름을 指斥(지척)하지 않으시고, 다만 그 말재주만을 미워하신 것이다.

범 씨(范祖禹(범조우))가 말하였다. “옛날에는 배운 뒤에 정사에 들어갔으니, 정사로써 배운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다. 도의 근본이 몸을 닦는 데 있으니, 그런 뒤에 사람을 다스림에 미치는 것이다. 그 내용이 책에 갖추어져 있으니, 책을 읽어서 안 뒤에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책을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로가 마침내 자고로 하여금 정사로써 학문하게 하려고 하였으니, 선후와 본말의 차례를 잃었다. 그런데도 그 잘못을 알지 못하고 口給(구급, 구변)으로 남의 말을 막으려 하였다. 그러므로 夫子(부자)께서 그의 말재주를 미워하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진편 21장 (논어집주, 성백효)


[#222]논어 제11편 선진 24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공자는 자로가 학문이 아직 무르익지도 않은 자고를 경솔하게 고을의 관리로 삼자 못마땅하게 생각하셨다. 이때 자로가 변명을 하자 공자는 말만 잘하는 자가 싫다고 하신 문장이다.

공자는 자고를 어리석다고 생각하였기에 배움이 부족한 그를 계씨 가문의 지방관리로 끌어 준 자로에게 남의 집 자식을 망치려 한다고 우려를 하셨다. 아직까지 자고는 정치를 할만한 그릇이 안된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러자 자로는 책 읽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고 백성을 다스리는 일도, 사직을 관리하는 일도 공부가 아니냐고 반문하자 공자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말만 번지르르한 자로를 못마땅하게 여기신 것이다.

공자는 완전한 인격체를 갖추어야 도를 행할 수 있다고 여긴 반면에 자로는 경험을 해가면서 학문을 익히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보인다. 자로의 친우들에 대한 의리를 보여주는 것도 같다. 하지만 자로가 위나라의 정변으로 목숨을 잃었을 당시 자고는 항상 돌봐주었던 자로를 버리고 도주했다고 하니 공자의 선견지명이 맞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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