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14장
子曰 “由之瑟, 奚爲於丘之門?”
자왈 유지슬 해위어구지문
門人不敬子路.
문인불경자로
子曰 “由也升堂矣, 未入於室也.”
자왈 유야승당의 미입어실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자로)의 거문고를 어찌 내 집안에서 연주할 수가 있겠느냐?"
이를 듣고 문인들이 자로를 공경하지 않았다.
이를 듣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는 대청마루에는 올라섰으나, 다만 아직 방안에 못 들어온 것이다."
* 由之瑟(유지슬): 유의 슬. 유의 큰 거문고.
- 由(유): 자로(子路)의 이름. 공자의 제자. 공문십철 중 한 사람. 본명은 중유(仲由), 별칭은 계로(季路). 공자보다 9살 연하로 제자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았다. 성격이 거칠고 용감하며 힘쓰는 일을 좋아하였고 강직하였다. 공자는 꾸밈없이 소박한 인품을 좋아하였으나 성급한 성격에 대해 주의를 주었다.
- 瑟(큰 거문고 슬): 거문고와 비슷하면서 더 큰 현악기로 줄이 보통 25개 있다.
* 奚爲於丘之門(해위어구지문): 무엇 때문에 구의 문에서 연주하는가.
- 爲(위): 연주하다.
- 奚爲(해위): 어찌... 하랴.
- 於(어): 장소를 표시하는 전치사.
- 丘(구): 공자의 이름.
거칠고 성급한 성격의 자로의 거문고 소리는 살벌하여 곱고 조화롭지가 않았다. 이에 공자가 그의 연주를 듣는 것을 꺼려하자 문인들이 자로를 공경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공자는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고 잘하고 못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며 자로의 수양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비유하신 대목이다. 비록 자로의 학문이 최고의 높은 경지에는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공자의 작은 한마디에도 그의 문하생들이 좌지우지될 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작은 실수일지라도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갈 수 있음을 알고 공자는 바로 정정하신 것이다.
비록 최고의 경지는 아닐지라도 초보자가 아닌 대청마루까지 올라선 수준이라고 표현하셨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훌륭한 실력자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승당입실). 이렇게 말씀하심으로 인해 제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아 한시름을 덜 수 있게 되었다.
말은 늘 조심해야 한다. 쏟은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입 밖으로 나간 말은 모면하기 어렵다. 돌이키려면 곧 변명의 여지가 돼버리는 것이고 아니 들은 말만 못 하게 된다. 현명한 사람은 남의 허물과 비평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남의 단점을 빌미로 그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항상 말조심! 입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