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당 4장
入公門, 鞠躬如也, 如不容.
입공문 국궁여야 여불용
立不中門, 行不履閾.
입불중문 행불리역
過位, 色勃如也, 足躩如也,
과위 색발여야 족곽여야
其言似不足者.
기언사부족자
攝齊升堂, 鞠躬如也,
섭자승당 국궁여야
屛氣似不息者.
병기사불식자
出降一等, 逞顔色, 怡怡如也.
출강일등 령안색 이이여야
沒階趨進, 翼如也.
몰계추진 익여야
復其位, 踧踖如也.
복기위 축적여야
궁궐의 큰 문에 들어가실 적에도 뭄을 굽히시어, 마치 문이 작아 들어가기에 넉넉하지 못한 듯이 하셨다.
문 한가운데에는 서 있지 않으셨고, 다니실 때에는 문지방을 밟지 않으셨다.
(임금께서 계시지 않을 때라도) 임금의 자리 앞을 지나실 때에는 낯빛을 바로 잡으시고 발걸음을 공경스럽게 하셨으며, 말씀은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하셨다.
옷자락을 잡고 당(堂)에 오르실 때에는 몸을 움츠려 굽히셨고, 숨소리를 죽이시어 마치 숨을 쉬지 않는 사람 같으셨다.
나오시어 한 계단을 내려서시면서 낯빛의 긴장을 푸시어 온화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계단을 다 내려오시어서는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시는데,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단정하셨다.
자신의 자리에 돌아오셔서는 공손하고 조심스러우셨다.
* 鞠躬如也(국궁여야): 구부정하다.
- 鞠躬(국궁): 존경의 표시로 몸을 약간 굽히다.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也(야): 판단 또는 진술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立不中門(립부중문): 멈추어 섬에 있어서 문에 맞추지 않다.
- 中(중): '적중하다, 맞히다, 맞추다, 일치시키다'라는 뜻의 동사.
* 過位(과위): (임금의) 자리를 지나다.
- 位(위): 임금이 앉도록 정해져 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현재 임금이 앉아 있다는 뜻은 아니다.
* 其言似不足者(기언사부족자): 그의 말이 부족한 것 같다.
- 者(자): 추측이나 불확실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攝齊升堂(섭자승당): 옷자락을 걷고 대청에 오르다.
- 攝(다스릴 섭, 잡을 섭/편안할 녑(엽)/깃 꾸미개 삽/ 접을 접)
- 齊(옷자락 자/가지런할 제/재계할 재/옷자락 자/자를 전): 옷자락.
* 逞顔色(령안색): 안색을 부드럽게 하다.
- 逞(쾌할 령(영)/사람 이름 영)
* 怡怡(이이): 즐거워하는 모양.
- 怡(기쁠 이)
논어집주 해석
公門(궁문)에 들어가실 적에 몸을 굽히시어 용납하지 못하는 듯이 하셨다. 서 있을 때에는 문 가운데에 서지 않으시고, 다니실 때에는 閾을 밟지 않으셨다. 〈군주가 계시던〉 자리를 지나실 적에 낯빛을 변하시고 발을 조심하시며, 말씀이 부족한 듯이 하셨다.
옷자락을 잡고 堂에 오르실 적에 몸을 굽히시며 숨을 죽이시어 숨 쉬지 않는 것처럼 하셨다.
나와서 한 층계를 내려서서는 얼굴빛을 펴서 화평하게 하시며, 층계를 다 내려와서는 종종걸음으로 걸으시되 새가 날개를 편 듯이 하시며,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는 공경하여 편안치 않은 모습이셨다.
‘鞠躬(국궁)’은 몸을 굽힘이다. 공문이 높고 큰데도 용납하지 못하는 듯이 하신 것은 공경하기를 지극히 하신 것이다.
‘中門(중문)’은 문의 한가운데에 서는 것이다. 棖(정)과 闑(얼)의 사이를 이르니, 군주가 출입하는 곳이다. ‘閾(역)’은 문의 한계이다. 예에 “사대부가 공문을 출입할 적에는 얼의 오른쪽으로 다니고 역을 밟지 않는다.” 하였다.
사 씨(謝良佐(사양좌))가 말하였다.
“설 때에 문 한가운데에 서면 존자의 자리에 서는 것이고, 역을 밟으면 조심스럽지 못한 것이다.”
‘位(위)’는 군주의 빈자리인바, 문과 屛(병)의 사이로 임금이 〈조회 볼 때에 신하들을〉 기다리며 서 있는 곳을 이르니, 이른바 ‘宁(저)’라는 것이다. 군주가 계시지 않더라도 지날 때에 반드시 공경함은 감히 빈자리라고 해서 함부로 하지 않은 것이다. ‘말씀이 부족한 듯이 한다.’는 것은 감히 함부로 하지 않은 것이다.
‘攝(섭)’은 걷어잡음이요, ‘齊(자)’는 옷 아래의 꿰맨 곳이다. 예에 “장차 당에 오르려고 할 적에 두 손으로 옷자락을 걷어잡아 땅에서 한 자쯤 떨어지게 한다.” 하였으니, 옷자락을 밟아 몸이 기울고 넘어져서 용모를 잃을까 두려워해서이다. ‘屛(병)’은 감춤이요 ‘息(식)’은 코의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니, 지존을 가까이 함에 숨 쉬는 모양이 엄숙한 것이다.
육 씨(陸德明(육덕명))가 말하였다.
“趨字(추자) 아래에 본래 進字(진자)가 없는데 속본에 있으니, 이는 잘못이다.”
‘等(등)’은 계단의 등급(층계)이다. ‘逞(령)’은 폄이다. 높이는 곳을 점점 멀리 하니 기운을 펴고 〈긴장되었던〉 얼굴을 펴는 것이다. ‘怡怡(이이)’는 화평하고 기쁜 것이다. ‘沒階(몰계)’는 계단을 다 내려온 것이다. ‘趨(추)’는 종종걸음으로 걸어서 자기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공경하여 편안치 않은 모습이셨던 것은 공경이 아직 남은 것이다.
☉ 이 한 절은 공자께서 조정에 계실 때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향당편 4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자의 조정에서의 예법!
공자는 지극히 충성스러운 신하로서 주군에 대한 태도가 과장스러울만치 예를 지킨다. 물론 군주에 대한 예로써 당연한 것이긴 하나 몸을 굽히고 문 중앙으로 다니지 않으며 임금이 계시지 않을 때도 똑같은 태도로 일관하며 주군에게 나아갈 때는 숨도 쉬지 않는 듯하고, 낯빛까지 변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걷기도 조심조심....(노예?)
그만큼 군주에게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충성심을 보였다는 이야기. 엄청나게 신중하고 필요한 말이 아닐 경우 말을 아꼈던 공자. 그러면서 임금을 배알 후 계단을 내려오면서부터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드디어 긴장을 풀고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고 한다. (주윤발 홍콩배우가 떠오름)
향당 1장부터 2장, 3장이 연속되는 공자의 예에 대한 문장으로 3장과는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