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당 3장
君召使擯, 色勃如也, 足躩如也.
군소사빈 색발여야 족곽여야
揖所與立, 左右手, 衣前後, 襜如也.
읍소여립 좌우수 의전후 첨여야
趨進, 翼如也.
추진 익여야
賓退, 必復命曰 “賓不顧矣.”
빈퇴 필복명왈 빈불고의
임금이 불러 나라의 손님을 접대하게 되면, 얼굴빛을 바로 잡으시고 공경스럽게 발걸음을 옮기셨다.
함께 서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실 때는, 마주 잡은 두 손을 좌우로 돌리며 좌우의 사람들에게 읍을 하셨는데 읍을 하실 때마다 옷이 앞뒤로 가지런히 움직이셨다.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실 때에는, 손의 움직임이 새가 날개를 편 듯 단정하셨다.
손님이 물러간 후에는 반드시, "손님께서 뒤돌아 보지 않으시고 완전히 떠나셨습니다."라고 보고하셨다.
* 君召使擯(군소사빈): 임금이 (그를) 불러서 (그로 하여금 손님을) 영접하게 하다.
- 擯(물리칠 빈): 손님을 대접하다. 인도하다. 배척하다. =儐(인도할 빈)과 같다.
* 勃如(발여): 갑자기 안색이 바뀌는 모양.
- 勃(일어날 발/노할 발) : (우쩍) 일어나다, 노하다, 발끈하다.
* 躩如(곽여): 발걸음이 빠른 모양.
- 躩(바삐갈 곽) : 바삐 가다, 뛰다, 빠르게 가는 모양.
* 左右手(좌우수): 손을 좌우로 옮기다. 왼쪽을 향하여 읍하고 또 오른쪽을 향하여 읍하다.
- 揖(읍할 읍)
- 趨(달릴 추)
* 襜如(첨여): 옷자락이 가지런한 모양.
- 襜(행주치마 첨/부족이름 담)
* 翼如(익여): 새가 날개를 편 것처럼 균형이 잡힌 모양.
- 翼(날개 익)
논어집주 해석
군주가 불러 擯을 시키시면 낯빛을 변하시며 발걸음을 조심하셨다. 함께 서 있는 동료의 擯에게 揖하시되 손을 좌로 하고 우로 하셨는데, 옷의 앞뒷자락이 가지런하셨다. 빨리 걸어 나아가실 적에 새가 날개를 편 듯하셨다. 손님(국빈)이 물러가면 반드시 復命하시기를 “손님이 돌아보지 않고 잘 갔습니다.” 하셨다.
‘擯(빈)’은 주인 된 나라의 군주가 나가서 손님을 접대하게 한 자이다. ‘勃(발)’은 낯빛을 변하는 모양이요, ‘躩(곽/확)’은 발자국을 〈마음대로 떼지 못하고〉 조심하는 모양이니, 모두 군주의 명령을 공경하기 때문이다.
‘함께 서있는 바’란 함께 빈이 된 자를 이른다. 빈은 명수의 반절을 쓰니, 예를 들면 9명인 상공이면 다섯 사람을 써서 차례로 명을 전달한다. 왼쪽 사람에게 읍할 적에는 손을 왼쪽으로 하고, 오른쪽 사람에게 읍할 적에는 손을 오른쪽으로 하는 것이다. ‘襜(첨)’은 가지런한 모양이다.
빨리 추창하여(종종걸음으로 달려) 나아갈 적에 팔을 펴고 손을 모은 것이 단정하고 아름다워, 마치 새가 날개를 편 것과 같은 것이다.
군주의 공경을 풀게 한 것이다.
이 한 절은 공자께서 군주를 위하여 빈상(擯相)이 되셨을 때의 모양을 기록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향당편 3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자가 빈상(擯相, 빈객을 맞는 벼슬)이 되었을 때, 군주를 위하여 나라의 손님을 예(禮)에 맞게 접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표현한 장이다.
주(周) 나라에서는 임금이 손님을 접대할 때, 손님의 품계에 따라 접대하는 신하(擯, 빈) 수를 정했다. 상공이 손님으로 오면 5명의 신하를, 후(侯)와 백(伯)은 4명, 자(子)와 남(男)은 3명의 신하를 빈(擯)으로 보내 손님을 접대하게 했다.
좌우수(左右手)는 손을 좌우로 옮겨 왼쪽을 향하여 읍하고 또 오른쪽을 향하여 읍하는 것으로, 주군과 손님 사이에서 읍소하며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양쪽으로 움직이며 공손하게 전하는 모습이다.
임금의 손님 접대를 할 때는 얼굴빛을 엄숙하게 하고 옷깃의 흐트러짐 없는 품위 있고 단정한 모습, 공손한 걸음을 하여 최선의 접대가 되도록 하였다. 손님이 떠나갈 때에는 궁중 문까지 나가서 배웅함에 있어 손님이 더 이상 뒤돌아 보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군주에게 고하는 빈객에 대한 극진한 예를 표현하였다.
빈불고(賓不顧)란 초대받은 사람이 고맙게 대접받은 것을 몇 번이고 계속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을 때까지 서서 배웅하는 것을 말한다. 또 빈이 떠난 후에 혹시라도 미진한 일이 있어 되돌아올까 염려하여 '손님이 뒤돌아보지 않고 잘 갔다'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여행이 매우 위험해서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가 많았다. 접대의 관습은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류 공통의 문화로 발전해 왔다. 오늘날에도 손님 접대는 세계 어느 나라나 중요한 관습이고 사교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과정이다. 주인은 찾아온 손님을 공손하고 온화하게 예우하며 대접하고, 손님은 주인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위해를 가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손님 대접을 잘해야 집 밖에서도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