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 3장
子曰 “麻冕, 禮也, 今也純.
자왈 마면 예야 금야순
儉, 吾從衆.
검 오종중
拜下, 禮也, 今拜乎上.
배하 예야 금배호상
泰也, 雖違衆, 吾從下.”
태야 수위중 오종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베로 만든 관을 쓰는 것이 예법에 맞지만, 지금은 명주로 만든 것을 쓴다.
이것이 검소하므로, 나는 여러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르겠다.
마루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예법에 맞지만, 지금은 마루 위에서 절을 한다.
이것은 교만한 것이므로, 비록 여러 사람들과 다르더라도 나는 마루 아래서 절하겠다."
* 麻冕 (마면) : 삼베실로 짠 검은색의 관.
* 純 (순) : 명주실로 짠 관으로써, 삼베관보다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검소하다고 한 것이다.
- 純 : 순수할 순, 가선 준, 묶은 돈, 온전할 전, 검은 비단 치
* 拜下 (배하) : 당(堂) 아래에서 절하다, 즉 임금께서 계신 마루 아래에서 절하다.
* 泰 (태) : 교만하다
* 違衆 (위중) : 여러 사람들이 하는 것에 위배되다.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麻冕(祭冠)이 〈본래의〉 禮인데 지금은 生絲로 만드니, 儉約하다. 나는 사람들〔時俗〕을 따르겠다.
〈堂〉 아래에서 절하는 것이 〈본래의〉 禮인데 지금에는 〈堂〉 위에서 절하니, 교만하다. 나는 비록 사람들과 어긋나더라도 〈堂〉 아래에서 절하는 것을 따르겠다.”
‘麻冕(마면)’은 緇布冠(치포관, 검정 베로 만든 관)이다. ‘純(순)’은 생사이다. ‘儉(검)’은 省約(생약, 省略(생략))됨을 이른다. 치포관은 30 새〔升(승)〕의 베로 만드는데 1 새는 80 올이니, 그 날실〔經(경)〕이 2천4백 올이 된다. 가늘고 촘촘하여 만들기가 어려우니, 生絲(생사)를 사용하여 〈手工(수공)이〉 생략됨만 못하다.
신하가 군주와 禮(예)를 행할 적에 마땅히 堂(당) 아래에서 절해야 하니, 군주가 사양하면 그제야 당 위로 올라가서 절을 끝낸다. ‘泰(태)’는 교만함이다.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군자가 처세함에 있어서 일이 의리에 해롭지 않은 것은 時俗(시속)을 따르는 것이 괜찮지만, 의리에 해로울 경우에는 시속을 따를 수 없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한편 3장 (논어집주, 성백효)
예(禮)를 중시했던 공자가 예에 대한 융통성을 보여 주고 있다.
원래 제사를 지낼 때는 삼베로 촘촘히 짠 관을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마면은 검정 베로 만든 것으로 날실이 2,400올이나 되어 만들기가 매우 까다롭다. 지금은 명주(생사, 純)로 만든 관을 쓰는 경우가 많고 이는 검소한 것이므로 그에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예는 사치스러움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팔일편 4장).
임금에게 인사할 때는 대청 아래서 먼저 일 배(一拜)하고 대청 위로 올라가 재배(再拜)하는 것이 기본 예이다. 그러나 춘추시대가 되면서 대청 위에 올라가 일 배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공자는 이것을 간편함보다는 좀 더 편하고자 하는 무례함과 교만함으로 보고 있다.
한 번 인사하는 것은 고관대작들에게 인사하는 것과 차이가 없기에 임금에 대한 예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옳은 일이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도 따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그런 신하들과는 다르더라도 임금에 대한 충성심으로 마루 아래서 절하겠다고 한 것이다.
공자가 대표적으로 지금의 미국사회를 본다면 기함을 할 것이다. 부모나 어르신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대통령 앞에서까지 팔짱을 끼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또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평등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