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12장
子曰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자왈 삼년학 부지어곡 불이득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 년을 공부하고도 벼슬에 마음 쓰지 않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 三年學(삼년학) : 삼 년 동안 공부하다. 여러 해 동안 학업에 전념함을 말한다.
* 不至於穀(부지어곡 ) : (생각이) 곡식에 미치지 않다. 벼슬길에 나아가 녹으로 곡식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다.
- 穀(곡식 곡) : 녹으로 받는 곡식.
* 不易得也(불이득야) : 쉽게 얻을 수 없다.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三年을 배우고서 녹봉〔穀〕에 뜻을 두지 않는 자를 쉽게 얻지 못한다.”
‘穀(곡)’은 녹봉이다. ‘至(지)’는 의심컨대 마땅히 ‘志(지)’ 자가 되어야 할 듯하다. 학문을 오래 하고서 녹봉을 구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사람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양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자장의 어짊으로도 오히려 녹봉을 구하는 것으로 질문하였으니, 하물며 그보다 못한 자이겠는가. 그렇다면 3년을 배우고도 녹봉에 뜻을 두지 않는 자를 쉽게 얻지 못함이 마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태백편 12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부를 하는 일반적인 이유는 출세를 하기 위함이다. 공자사단에서의 3년은 배우고 암기하고 실천하고... 밥 먹고 오로지 공부만 했을 것이다. 배움의 종류도 육예, 즉 글 읽고 쓰기, 셈하기, 활쏘기, 말타기 그리고 궁에서의 예절과 의전을 위한 음악 교육 등을 익혀야 했다. 3년이란 기간 동안 충분히 익혔다면 하급관료로 시작하여 녹봉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3년이 지나도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다면 수삼년이 되어도 출세하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주희는 원문의 ‘이를 지(至)’가 ‘뜻 지(志)’의 오기라면서 “3년을 배우고도 녹봉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을 (제자로) 얻기란 쉽지가 않다”로 해석하였다. 또한 벼슬자리에는 일정한 배움의 과정을 충분히 거친 다음에 올라야 됨에도 배운 지 3년도 안되어 조급하게 구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말이라고도 한다. 공자는 아마도 군자가 되려면 마땅히 출세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도를 터득하겠다는 생각만으로 학문에 몰두해야 한다는 뜻으로 썼을 수도 있다.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오랫동안 배움의 길을 추구하였지만 그도 51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낮은 직급의 벼슬(산둥성 중도 현령)을 할 수 있었다. 가진 재량과 학문의 깊이에 비해 너무나도 늦게 시작한 벼슬살이였고 그나마 몇 년 하지도 못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학문을 한다는 것이 꼭 출세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공자의 부정적인(?) 시각의 해석일 수도 있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어떤 직업이든 필요하고 그것을 익히기 위해서는 규정된 시간의 교육과 기술 연마가 필요하다. 상징적인 3년의 시간이란 어떤 직업이 되었든 필요한 시간만큼 충분하게 열심히 학업에 집중하라는 권면이기도 할 것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식당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이고...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000시간을 그 분야에 투자해야만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10,000시간은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한다면 대략 3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얼추 공자의 시간과 맞아떨어진다. 하루 4시간이면 약 10년이 걸린다. 무언가 새로 시작해보고 싶다면 지금부터 투자해도 늦지 않는 시간이다. 실천만 한다면~.
배움을 지속하는 사람은 누구나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평생 죽을 때까지 배우기에 힘써야 한다고 하질 않는가. 이 논리라면 죽는 그 시간까지 청춘인 것이다. 듣기만 하여도 가슴 뛰는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