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왈편 2장
子張問於孔子曰 “何如斯可以從政矣?”
자장문어공자왈 하여사가이종정의
子曰 “尊五美, 屛四惡, 斯可以從政矣.”
자왈 존오미 병사악 사가이종정의
子張曰 “何謂五美?”
자장왈 하위오미
子曰 “君子惠而不費, 勞而不怨,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
자왈 군자혜이불비 노이불원 욕이불탐 태이불교 위이불맹
자장이 공자께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정치에 종사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미덕을 존중하고 네 가지 악덕을 물리친다면, 정치에 종사할 수 있다."
자장이 말하였다. "무엇을 다섯 가지 미덕이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 수고롭게 일을 시키면서도 원망을 사지 않으며, 뜻을 이루고자 하면서도 탐욕은 부리지 않고, 넉넉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
子張曰 “何謂惠而不費?”
자장왈 하위혜이불비
子曰 “因民之所利而利之, 斯不亦惠而不費乎?
자왈 인민지소리이리지 사불역혜이불비호
擇可勞而勞之, 又誰怨? 欲仁而得仁, 又焉貪?
택가로이로지 우수원 욕인이득인 우언탐
君子無衆寡, 無小大, 無敢慢, 斯不亦泰而不驕乎?
군자무중과 무소대 무감만 사불역태이불교호
君子正其衣冠, 尊其瞻視, 儼然人望而畏之, 斯不亦威而不猛乎?”
군자정기의관 존기첨시 엄연인망이외지 사불역위이불맹호
자장이 말하였다. "어떤 것을 가리켜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다고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이 이롭게 여기는 것에 따라서 백성들을 이롭게 한다면, 이것이 곧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
애써 할 만한 일을 가려서 수고롭게 일하게 한다면, 또한 누가 원망을 하겠느냐? 인을 실현하고자 하여 인(仁)을 이룬다면, 또 어찌 탐욕스럽다 하겠느냐?
군자가 많든 적든, 작든 크든 간에 감히 소홀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넉넉하되 교만하지 않은 것이 아니겠느냐?
군자가 의관(衣冠)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위엄 있게 하여, 엄숙한 모습으로 사람들이 바라보고는 그를 어려워한다면, 이것이 곧 위엄은 있으되 사납지 않은 것이 아니겠느냐?"
子張曰 “何謂四惡?”
자장왈 하위사악
子曰 “不敎而殺謂之虐, 不戒視成謂之暴, 慢令致期謂之賊,
자왈 불교이살위지학 불계시성위지폭 만령치기위지적
猶之與人也, 出納之吝, 謂之有司.”
유지여인야 출납지린 위지유사
자장이 말하였다. "무엇을 네 가지 악덕이라고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쳐 주지도 않고서 잘못했다고 죽이는 것을 학대한다고 하고, 미리 주의를 주지도 않고서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을 포악하다고 하며, 명령을 내리는 것은 태만히 하면서 기일만 재촉하는 것을 해친다고 하고, 사람들에게 고르게 나누어 주어야 함에도 출납을 인색하게 하는 것을 옹졸한 벼슬아치라고 한다."
* 何如斯可以從政矣(하여사가이종정의): 어떠해야 정치에 종사할 수 있는가.
- 斯(사):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하는 접속사. 문맥에 따라 '~하면 곧' 또는 '~하면 그제야'라는 어감을 갖는다.
- 矣(의): 의문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屛(병풍 병/물리칠 병): 병풍. 울타리, 담. 변방, 시골. 여기서는 '가리어 막다, 내쫓다, 물리치다'의 뜻.
* 何謂五美(하위오미): 무엇을 다섯 가지 미덕이라고 하는가. 謂何五美(위하오미)가 도치된 것.
- 泰(클 태): 넉넉하다, 편안하고 자유롭다.
* 因民之所利而利之(인민지소리이리지): 백성들이 이롭다고 여기는 바를 따라서 그들을 이롭게 해 주다. 백성들이 스스로 이롭다고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해준다는 뜻.
- 利(리): 앞의 것은 의동사(意動詞), 뒤의 것은 사역동사.
* 欲仁而得仁, 又焉貪(욕인이득인, 우언탐): 인을 원하여 (노력한 결과) 인을 얻게 된다면 또 무엇을 탐하겠는가. 군자는 인덕을 추구할 뿐 다른 물질적인 탐욕은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 貪(탐낼 탐): 탐내다. 바라다. 희망하다.
* 敢慢(감만): 감히 소홀히 하다, 감히 함부로 하다.
- 慢(거만할 만): 거만하다(倨慢--), 오만하다(傲慢--). 게으르다, 게으름을 피우다. 거칠다, 간략하다
* 瞻視(첨시): 시선, 바라봄, 또는 그 눈매.
- 瞻(볼 첨): 보다, 쳐다보다. 바라보다. 우러러보다.
* 儼然人望而畏之(엄연인망이외지): 근엄하여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고는 두려워하다.
- 儼(엄연할 엄): 엄연하다. 의젓하다. 근엄하다.
* 不敎而殺謂之虐(불교이살위지학):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면서 (그들이 그 일을 했다고 해서) 죽이는 것을 잔학함이라고 한다.
- 之(지): 不敎而殺(불교이살)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致期(치기): 기한을 제한하다.
- 致(치): 제한하다, 제약하다.
* 猶之與人也(유지여인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주다. 사람들에게 고르게 나누어 주다.
- 猶之(유지): 같이, 마찬가지로, 어차피.
- 猶(오히려 유/원숭이 유, 움직일 요): 원래 '~와 같다'라는 뜻의 동사이지만 '마찬가지로, 어차피'라는 뜻의 부사로 쓰이기도 한다. = 고르게 하다, 균등하게 하다(均).
- 之(지): 원래 일반적인 사실·사물·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猶(유)의 목적어이지만 대사적인 성격이 극도로 약화되어 있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出納之吝(출납지린): 지출(과 수납)이 인색하다.
- 出納(출납): 원래 '(재물을) 지출하고 수납하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納(납)의 의미는 약화되고 出(출)의 의미만 있다.
- 之(지):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주술구조로 하여금 독립성을 잃고 명사구 또는 절이 되게 하는 구조조사.
- 吝(아낄 린(인): 아끼다. 인색하다. 소중히 여기다.
* 有司(유사): 일을 주관하는 실무 담당자. 여기서는 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君子(군자)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쩨쩨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바른 도리를 모르고 백성들의 것을 빼앗아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는 옹졸한 벼슬아치를 가리킨다.
# 논어집주 해석
子張이 孔子께 묻기를 “어떠하여야 정사에 종사할 수 있습니까?” 하니, 孔子께서 “五美를 높이고 四惡을 물리치면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 하셨다.
子張이 “무엇을 五美라 합니까?” 하고 묻자, 孔子께서 “君子는 은혜롭되 허비하지 않으며, 수고롭게 하되 원망하지 않으며, 하고자 하면서도 탐하지 않으며,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 하셨다.
子張이 “무엇을 은혜롭되 허비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까?” 하고 묻자, 孔子께서 “백성들이 이롭게 여기는 것을 인하여 이롭게 해 주니, 이것이 은혜롭되 허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는가. 수고롭게 할 만한 일을 가려서 수고롭게 하니, 또 누가 원망하겠는가. 仁을 하고자 하여 仁을 얻으니 또 무엇을 탐하겠는가. 君子는 〈상대방이〉 많거나 적거나 크거나 작거나에 관계없이 감히 교만하지 않으니, 이것이 태연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은 것이 아니겠는가. 君子는 衣冠을 바르게 하며 瞻視(봄)를 존엄(공경)히 하여 엄숙해서 사람들이 바라보고 두려워하니, 이것이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 아니겠는가.” 하셨다.
子張이 “무엇을 四惡이라 합니까?” 하고 묻자, 孔子께서 “〈미리〉 가르치지 않고 죽이는 것을 虐이라 하고, 미리 경계하지 않고 成功을 책하는 것을 暴라 하고, 명령을 태만히 하고 期日을 각박하게 하는 것을 賊이라 하고, 똑같이〔猶之〕 남에게 주면서도 출납할 때에 인색하게 하는 것을 有司라고 한다.” 하셨다.
‘虐(학)’은 잔혹하여 仁(인) 하지 못함을 이르고, ‘暴(폭)’은 갑작스럽게 하고 차츰차츰 하지 않음을 이른다. ‘致期(치기)’는 기일을 각박하게 하는 것이다. ‘賊(적)’은 절박하게 해친다는 뜻이니, 앞서는 느슨하게 해 놓고 뒤에는 급하게 하여 백성을 그르치게 하고서 반드시 형벌한다면 이는 백성을 해치는 것이다.
‘猶之(유지)’는 均之(균지, 똑같음)라는 말과 같다. 남들과 똑같이 물건을 주더라도 출납할 때에 혹 인색하여 과감하지 못하면 이는 재정을 맡은 有司(유사)의 일이요 정치를 하는 체통이 아니니, 주기를 비록 많이 하더라도 사람들이 또한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않는다. 項羽(항우)가 사람을 부려서 공로가 있어 封爵(봉작)하게 되면 印章(인장)을 새겨놓은 것이 닳아 망가지는데도 차마 주지 못하다가 끝내 이로써 패망을 취하였으니, 이것도 그 한 징험(실례)이다.
윤 씨(尹焞(윤돈))가 말하였다. “정치를 묻는 질문에 말씀해 준 것이 많으나 이와 같이 구비된 것은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것을 기록하여 제왕의 정치에 뒤이었으니, 그렇다면 夫子(부자)의 정치하심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요왈편 2장 (논어집주, 성백효)
자장(전손 사(顓孫 師), 공야장, 기원전 503년~?)은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사람이며 공자의 제자이다. 매사에 의욕적이었고 열의에 넘쳤으며 생명을 내걸 정도로 의협심이 강한 인물로 공자보다 48세 연하인 후기 제자이다. 공자는 자장이 외모, 명성, 정치 등 출세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생각하여 자주 주의를 주었다.
그런 자장이 실질적인 바른 정치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를 묻자 공자는 백성들을 다스림에 있어 꼭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의 미덕과 반드시 피해야 할 네 가지 악행에 대해서 가르침을 준 내용이다.
다섯 가지의 미덕(五美)은 혜이불비(惠而不費), 노이불원(勞而不怨), 욕이불탐(欲而不貪), 태이불교(泰而不驕) 및 위이불맹(威而不猛)이다.
곧 치자(군자)는 베풀되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아야 하고, 일을 시켜도 합리적으로 시켜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게 하며, 공을 이룩하되 그 의욕이 자신의 탐욕에 이르지 않도록 하고, 어려운 정사에도 태연하되 백성들 위에 군림하지 말고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어진 정치를 하는 것을 말한다.
네 가지의 악(四惡)은 불교이살(不敎而殺), 불계시성(不戒視成), 만령치기(慢令致期) 그리고 출납지린(出納之吝)이다.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잘못했다고 바로 죽이는 것, 미리 일러주지도 않고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것,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리지도 않고 기일 내에 촉박하게 완성하기를 바라는 것(졸속행정)과 사람들에게 당연히 나눠줘야 할 것을 인색하게 굴면서 주지 않는 옹졸함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 기업들의 오너나 윗사람들은 소홀히 듣지 말고 마음에 새겨 반드시 지켜야 할 아홉 가지 내용이다. 공자의 말씀대로만 실천한다면 살기 좋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