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明心寶鑑] 7. 존심편(存心篇)-4
子曰
자왈
聰明思睿 守之以愚
총명사예 수지이우
功被天下 守之以讓
공피천하 수지이양
勇力振世 守之以怯
용력진세 수지이겁
富有四海 守之以謙
부유사해 수지이겸
총명하고 지혜롭더라도 어리석음을 지녀라.
공적이 세상에 가득해도 겸양을 지녀라.
용감함이 세상에 떨쳤어도 소심함을 지녀라.
세상을 다 가질 만큼 부유하더라도 겸손을 지녀라.
- 공자 -
* 思睿(사예): 생각하고 슬기롭다.
- 睿(슬기 예)
* 守之(수지): 지키다.
- 愚(어리석을 우)
- 被(입을 피)
- 讓(사양할 양)
- 勇(날랠 용)
* 振世(진세): 세상에 펼치다.
- 振(떨칠 진)
- 怯(겁낼 겁)
* 四海(사해): 온 세상.
- 謙(겸손할 겸, 흡족할 겁, 혐의 혐)
총명하고 생각이 슬기롭더라도 어리석은 듯이 하여 자기를 지키고, 공적이 온 세상을 떨치더라도 겸양을 보임으로써 자신을 지켜야 한다. 또한 용맹으로 천하에 이름이 날지라도 겁냄으로써 자기를 지키고, 온 세상을 다 가질 만큼 부유하더라도 항상 겸손함으로써 자신을 지켜야 한다.
남보다 지나치게 총명하고 생각이 지혜로우면, 공적이 많아지다 보면, 남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용맹함이 있다면, 또 엄청난 부를 갖고 있다면 이들 모두는 다른 사람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친구가 나보다 더 잘 나가게 된다면 심정이 편안하지 않게 된다. 흔히 말하는 사촌이 땅을 사게 되면 겉으로야 기뻐하는 척 하지만 실상 내면에서는 질투로 인해 배가 아프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몸은 민감하여 정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복통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옛 역사에서도 많이 보이지만 사람이 너무 뛰어나다 보면 주위에서 눈꼴셔하며 가만히 두질 않는다. 남보다 뛰어난 것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맑은 물에서는 고기가 살지 못하고 [인자함이 없이 차가운 사람에게도 비유하는 말로도 쓰임] 사람이 지나치게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다고 했던가.
남보다 특출 나면 시기와 질투와 원망의 대상이 되어 곤고로울 수 있으므로 적당한 어리숙함으로, 겸양과 겸손으로, 또한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세상의 모든 야유로부터 자신을 지키라는 것이다. 겸양의 덕을 실천하며 겸손한 삶으로 존심(存心)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