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자왈 고불고 고재 고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난 술잔이 모나지 않다면, 그것이 모난 술잔이겠는가! 모난 술잔이겠는가!"
* 觚 (고) : 술잔 고. 각진 제기, 네모
- 觚(고) 는 중국 상(商), 서주(西周) 시대에 만들어진 술잔으로 청동기로 만들어졌다. 주둥이는 나팔 모양이고 허리 부분과 다리에 4개의 모서리가 있다. 용량은 2~3되(2~3 ℓ) 였다고 한다. 본래 觚(고) 라고 하는 것은 배 부분과 다리 부분에 네 개의 각진 모서리가 있는 제례용 술잔을 의미한다. 원문에서 첫 번째 觚(고)는 개체로서의 觚(고)이고 두 번째 觚(고)는 원래의 형태를 갖춘 이상적인 觚(고)를 의미한다.
즉, 공자가 말하는 觚(고)는 네모난 제기처럼 모서리가 있는 술잔이다. 공자의 정명사상(이름과 실제가 부합해야 한다)에 근거한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이름이 觚(고)인데 그 형태와 제도를 잃었으면 觚(고) 가 아닌 것이다. 즉 임금이 임금의 도를 잃으면 임금이 아니고 신하가 신하의 직분을 잃으면 신하가 아닌 것이다(程頤(정이)).
예(禮)를 중시하는 공자께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술잔 觚(고)의 형태가 입을 대는 부분이 네모진 각이 있는 것이 실제인데 세월이 흘러 편한 대로 둥그렇게 변한 것을 한탄하는 모습이다. 과거의 전통(周나라의 오랜 예절과 문화)을 바르게 계승해야 한다는 공자의 보수주의, 전통주의를 보여주기도 한다.
공자의 정명론(正名論)은 명칭이 실제에 맞도록 바로 잡으려는 주장으로 명분을 바로 세우려는 이론이다. 공자는 정치를 하게 되면 먼저 이름부터 바로 잡겠다고 하였다 [必也正名乎]. 즉 군군신신부부 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되는 것)로 이름에 부합한 실제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공자의 정명사상
공자는 자로가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반드시 명을 바로잡겠다 [必也正名乎].", "정치란 바로잡는 것이다 [政者正也]."라고 하여 정치에 있어서 정명의 중요함을 피력하였다. 또한 제경공이 정치에 대해서 묻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고 하여 명분과 그에 대응하는 덕이 일치하지 않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공자의 정명 사상은 사회 성원 각자가 자기의 명분에 해당하는 덕을 실현함으로써 예의 올바른 질서가 이루어지는 정명의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공자가 바라는 정명은 단순한 명분의 고수가 아니다. 예를 들어 군자는 명분상 군자이기 위해서는 그 실로서의 인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자의 정명론을 더욱 발전시켜 맹자는 혁명론을 전개한다. '임금이 임금답지 못할 때' 혁명을 통해 임금도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破觚斲雕
파고착조
모난 것을 둥글게 하고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함.
가혹한 형벌을 없애고 복잡한 규칙을 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