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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86일 차] 논어 제6편 옹야 20

by 스머프#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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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제6편 옹야 20

 

20.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번지문지    자왈    무민지의   경귀신이원지   가위지의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문인    왈    인자선난이후획   가위인의

번지가 지혜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지켜야 할 도의에 힘쓰고,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혜롭다 할 수 있다."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한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먼저 나서서 하고 이익을 챙기는 데는 남보다 뒤지는데, 이렇게 한다면 인하다고 할 수 있다."


* 樊遲(번지) : BC 515년 ~ 미상. 제(齊)나라(또는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인 번수(樊須). 자가 자지(子遲), 공자보다 36세 아래로, 비교적 공자의 측근으로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계씨(季氏)에게 벼슬했다. 공자의 수레를 몰았다는 기록이 『논어(論語)』 제2편 위정편(爲政篇)에 나온다. 그는 앎(知)과 어짊(仁)이 관심의 분야였다. 그다지 총명한 제자는 아니어서 엉뚱한 질문, 예컨대 농사짓는 법이나 채소 가꾸는 법 등을 공자에게 물어 소인(小人)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재치는 없었어도 비교적 성실하고 순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송나라 진종(眞宗) 대중상부(大中祥符) 2년(1009) 익도후(益都侯)에 추봉되었다.

* 務民之義(무민지의) : 사람들이 의로움에 이르도록 힘쓰다. 사람들이 지켜야 할 도의에 힘쓰다.
           • 民(민): 사람, 인간. 피통치자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가리킨다.

* 敬鬼神而遠之(경귀신이원지) :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하다.

* 先難(선난) :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먼저 나서서 한다는 것이다.

* 後獲(후획) : 얻는 것[獲, 얻을 획], 즉 이득, 소득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뒤에 서는 것을 말한다.


# 86일 차_논어_제6편_옹야 20


     지혜에 대해 묻는 번지에게 공자는,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실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귀신의 힘을 빌려 (복)을 구하고 (화)를 물리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아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다.”라고 말씀하셨다. 귀신을 공경하면서도 생활 속에서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조상과 자연의 덕에 감사하되, 인간의 힘에 의한 문화의 창조를 주장하는 공자의 입장이 드러나 있다.

    경이원지(敬而遠之) 경원(敬遠), 경원시(敬遠視)라고도 쓰는데, '공경하나 멀리한다' 또는 '공경하면서도 가까이하기를 꺼리다'라는 뜻이다. 즉, 귀신을 공경하여 모독하지 않으며 또한 귀신이 내리는 화복에 마음을 쓰지 않고, 또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멀리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들을 은근히 비꼴 때 사용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인(仁)에 대해 묻는 번지에게 어려운 일에는 솔선수범하여 먼저 나서서 해결하고 그 이득에 대해서는 남보다 나중에 챙겨야 인(仁)하다고 대답하셨다. 제자들의 재량과 수준에 따라 모두 다르게 답변을 하신 공자는 과연 번지가 약간은 무능하다고 생각하여 이런 대답을 하신 것일까? 순박하고 엉뚱한 질문을 많이 했던 번지에게 따지지 말고 앞에 나서서 먼저 실천하고 이익을 얻는 것은 뒤늦게 나중에 해도 된다고 하신 듯.

     가장 사랑했던 제자, 안회가 인(仁)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자기의 사사로움을 극복하여 예로 돌아가는 극기복례(克己復禮)가 인(仁)이다 [克己復禮爲仁]”라고 가르쳤다. 번지에게 말씀하신 것보다 조금 차원이 높아 보이지 않는가. 역시 인재시교(因材施敎)의 가르침이다.


克己復禮
극기복례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갈 것을 뜻하는 말.
인(仁)을 몸으로 실현하기 위해 공자가 제시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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