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子曰 "孟之反, 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자왈 맹지반 불벌 분이전 장입문 책기마왈 비감후야 마불진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지반은 자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전투에 패하여 달아날 때는 군대의 후미에서 적을 막았고, 성문에 들어올 즈음에는 그의 말에 채찍질하면서 말하기를, '감히 뒤에 처지려 한 것이 아니라, 말이 나아가지를 않았소'라고 하였다.'"
* 孟之反(맹지반) : 춘추 시대 노(魯) 나라 사람. 대부(大夫)를 지냈다. 孟 은 성, 之反 은 자, 이름은 측(側)이다. 애공(哀公) 11년 제(齊) 나라와 싸울 때 패하여 후퇴하게 되었는데, 맨 끝에서 공격하는 적을 막다가 성문이 다 닫힐 때쯤 겨우 들어오면서 말을 채찍질하면서 말하기를, “뒤에 떨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말이 빨리 달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겸양을 갖춘 진정한 용사(勇士)로 공자의 칭송을 받았다.
* 伐 (칠 벌) : 자신의 공을 과시하다, 자랑하다
* 奔 (달릴 분) : 달아나다, 도망가다
* 殿 (대궐 전) : 군대의 후방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군대의 후방에서 적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 策 (채찍 책) : 채찍 또는 채찍질하다
* 非敢後 (비감후) : 감히 뒤에 처지려 한 것이 아니다.
맹지반의 겸양의 미덕을 나타낸 사례이다. 맹지반은 전쟁터에서는 언제나 앞장서 달렸지만 후퇴할 때는 뒤에서 적을 막으며 싸웠다. 돌아온 후에는 자기가 용감해서 후미를 맡은 것이 아니라 말이 달리질 않아서 그랬다며 애꿎은 말에게 채찍질을 하곤 했다. 공자가 누구인가? 날카로운 눈썰미로 맹지반의 용감성을 바로 알아보고는 그의 겸양지덕을 폭풍 칭찬하신 것이다.
보통은 자기의 공로에 대해서 생색을 내기 마련이지 않나? 소인배라 그런 거겠지. 요즘은 자기 PR시대이고 오히려 지나친 겸손은 오만이라고 치부하곤 한다. 맹지반도 공자께서 인정을 했으니 후세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거지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간신배들이 있었다면 오히려 곤장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패함의 원인이 바로 너! 운운하면서 말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도 있지만 왼손도 알긴 알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중국 이름들이 우리말과 다르게 복잡하고 이상해서 오늘도 '맹지반'을 '맹자반'으로 쓸 뻔했다. 어제는 '담대멸명'을 '담대멸망'으로 써서 결국 고쳐 쓴 후 다시 올렸다는 덜렁이의 후기. 위인들의 성함인데 조심해서 필사해야지.
크리스마스이브 이틀 전이다. 트리의 반짝반짝하는 전구만큼 두근두근 괜히 들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