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편 24장
叔孫武叔毁仲尼, 子貢曰 “無以爲也! 仲尼不可毁也.
숙손무숙훼중니 자공왈 무이위야 중니불가훼야
他人之賢者, 丘陵也, 猶可踰也; 仲尼, 日月也, 無得而踰焉.
타인지현자 구릉야 유가유야 중니 일월야 무득이유언
人雖欲自絶, 其何傷於日月乎? 多見其不知量也.”
인수욕자절 기하상어일월호 다견기부지량야
숙손무숙이 공자를 헐뜯자, (이를 전해 들은) 자공이 말하였다.
"그래야 소용없다. 선생님은 헐뜯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의 현명함이란 언덕과 같은 것이라서 그래도 넘어갈 수 있지만, 선생님은 해 · 달과 같으셔서 넘어갈 수가 없다.
사람들이 스스로 관계를 끊고자 한다 해도, 그것이 해 · 달에게 무슨 손상이 되겠는가?
다만 자신의 분수 모름을 드러낼 뿐이다."
* 叔孫武叔(숙손무숙): 노나라의 대부. 숙손은 성. 이름은 주구(州仇)이고 武(무)는 그의 시호, 叔(숙)은 그의 자이다.
- 毁(헐 훼): 헐다. 부수다. 제거하다, 철거하다.
* 無以爲也(무이위야): 이렇게 하지 말라.
- 無(무): ~하지 말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毋(무)와 같다.
- 以(이): '이, 이것, 이렇게'라는 뜻의 지시대사.
- 也(야): 명령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陵(언덕 릉(능)): (큰) 언덕. 능, 무덤. 산꼭대기.
- 猶(오히려 유/원숭이 유, 움직일 요): 오히려. 가히.
- 踰(넘을 유, 멀 요): 넘다. 지나가다.
* 無得而踰焉(무득이유언): 넘을 수 없다.
- 無(무): 不(불)과 같다.
- 得而(득이): ~할 수 있다. 앞에 있는 猶可踰也(유가유야)의 可(가)와 같다.
# 논어집주 해석
叔孫武叔이 仲尼를 훼방하자, 子貢이 말하였다. “그러지 말라. 仲尼는 훼방할 수 없으니, 他人의 어진 자는 丘陵과 같아 오히려 넘을 수 있지만 仲尼는 해와 달과 같아 넘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비록 스스로 끊고자 하나 어찌 해와 달에게 손상이 되겠는가. 다만 자신의 분수를 알지 못함을 보일 뿐이다.”
‘無以爲(무이위)’는 이러한 짓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땅이 높은 것을 ‘丘(구)’라 하고, 큰 언덕을 ‘陵(릉)’ 이라 한다. ‘해와 달’은 지극히 높은 것을 비유한다. ‘自絶(자절)’은 훼방하여 스스로 공자와 끊음을 이른다. ‘多(다)’는 祗(지)와 같으니, 適(적, 다만)의 뜻이다. ‘不知量(부지량)’은 자신의 분량(분수)을 스스로 알지 못함을 이른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장편 24장 (논어집주, 성백효)
위나라의 대부인 숙손무숙이 공자의 스승은 누구냐는 등 계속 공자를 비난하고 헐뜯는 말을 전해 듣자 자공은 공자의 위대함과 현명함에 대해 피력을 한다. 똑똑하고 현명하다는 사람의 자질은 언덕만큼 높아서 그를 넘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공자는 해와 달처럼 하늘에 떠 있어 감히 넘볼 수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분수도 모르면서 공자의 면면을 손상시키려는 자들의 가벼움을 찌르고 있다.
공자가 수제자인 안회 다음으로 총명함을 인정했던 자공을 후세의 사람들이(특히 자공의 학파들) 높이 평가하기 위해 비교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공은 매번 스승인 공자와 비교되는 것을 극구 사양하며 겸손의 자세를 보이고 있고 급기야는 공자를 해와 달에 비유하면서까지 변호하는 충심의 제자이다.
자공은 말솜씨뿐 아니라 외교적인 수완이 뛰어나 노나라, 위나라 등 여러 나라에서 상대부를 지냈고 이재에도 밝아 3대가 떵떵거릴 정도의 재산도 축적하였다. 그는 공자 학당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처리했고 공자는 자공으로 인해 경제적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보는 자공은 능력자였으므로 소소한 벼슬(사공, 대사구)을 했지만 공덕이 높은 공자와 자공을 비교함으로써 의도적으로 공자의 품위를 떨어뜨리려는 처사로 보인다. 하지만 자공은 스승의 진가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공자의 죽음 이후에도 물심양면으로 부단한 노력을 한 제자였다.
공자는 공문십철(德行:안회(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 言語: 재아(재여), 자공. 政事:염유, 자로. 文學:자유(언언), 자하(복상))과 칠십이현 등 수많은 훌륭한 제자들을 두었고 그들로 인해 유가의 전통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