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어 필사

[#404]논어 제17편 양화 24장: 자공왈 군자역유오호 자왈

by 스머프# 2024. 11. 9.
반응형

양화편 24장

子貢曰 “君子亦有惡乎?”
자공왈    군자역유오호
子曰 “有惡.
자왈    유오
惡稱人之惡者, 惡居下流而訕上者,
오칭인지악자    오거하류이산상자
惡勇而無禮者, 惡果敢而窒者.” 
오용이무례자    오과감이질자
曰 “賜也, 亦有惡乎?” 
왈   사야    역유오호
“惡徼以爲知者, 惡不孫以爲勇者, 惡訐以爲直者.”  
  오요이위지자    오불손이위용자     오알이위직자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나쁜 점을 떠들어대는 것을 미워하고,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
"남의 생각을 도둑질해서 유식한 체하는 것을 미워하고,
불손한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하고,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면서 정직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 居下流而訕上(거하류이산상): 밑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다.
- 居下流(거하류): 낮은 지위에 있다.
- 流(류): 유보남(劉寶南)의 『논어정의(論語正義)』에 流(류)를 잘못 끼여든 글자로 보았고, 혜동(惠棟)의 『구경고의(九經古義)』와 풍등부(馮登府)의 『논어이문고증(論語異文考證)』에는 만당(晩唐) 이전의 판본에는 流(류)가 없다고 했다.
- 訕上(산상): 윗사람을 비방하다. 윗사람을 헐뜯다.
- 訕(헐뜯을 산): 헐뜯다(남을 해치려고 헐거나 해쳐서 말하다). (윗사람을) 비방하다(誹謗--). 부끄러워하다.

- 窒(막힐 질): 막다, 막히다. 멈추다, 그치다. (가득) 차다.

* 賜也亦有惡乎(사야역유오호): 사도 미워하는 것이 있는가.
- 賜(사): 子貢(자공)의 이름.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徼以爲知(요이위지): 표절한 것을 가지고 지혜롭다고 여기다.
- 徼以(요이): 以徼(이요)가 도치된 것.
- 徼(돌 요): 훔치다. 돌다, 순찰하다. 순행하다. 구하다, 요구하다.
- 知(지): 智(지)와 같다.

* 不孫(불손): 공손하지 못하다.
- 孫(손): 遜(손)과 같다.

- 訐(들추어낼 알, 거리낌 없이 말할 계): 들추어내다, 폭로하다. 남의 단점을 지적하다. 비방하다. 고자질하다.

논어 제17편 양화 24장

# 논어집주 해석 

子貢이 묻기를 “君子도 미워함이 있습니까?” 하니,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함이 있으니, 남의 악함을 말하는 자를 미워하며, 下流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비방하는 자를 미워하며, 勇만 있고 禮가 없는 자를 미워하며, 과감하기만 하고 막힌(융통성이 없는) 자를 미워한다.”
〈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賜야, 너도 미워함이 있느냐?” 하시니, 〈子貢이 대답하였다.〉 “살피는 것을 지혜로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겸손하지 않은 것을 용맹으로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는 것을 정직함으로 여기는 자를 미워합니다.”

‘訕(산)’은 비방하여 헐뜯는 것이고, ‘窒(질)’은 통하지 않는 것이다. 남의 악함을 말하면 仁厚(인후)한 뜻이 없고,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비방하면 忠敬(충경)하는 마음이 없고, 勇(용)만 있고 禮(예)가 없으면 亂(난)을 일으키고, 과감하기만 하고 막히면 함부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夫子(부자)께서 미워하신 것이다.
 
‘惡徼(오요)’ 이하는 자공의 말이다. ‘徼(요)’는 엿보아 살핌이다. ‘訐(알)’은 남의 陰私(음사, 비밀)를 들추어내는 것이다.

양 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인자는 사랑하지 않음이 없으니 군자는 미워함이 없을 듯한데, 자공이 이런 마음이 있었다. 이 때문에 여쭈어서 옳고 그름을 질정한 것이다.”

후 씨(侯仲良(후중량))가 말하였다. “성현의 미워함이 이와 같으셨으니, 이른바 ‘오직 인자여야 제대로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양화편 24장 (논어집주, 성백효)

[#404]논어 제17편 양화 24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본명이 단목사(端木賜)인 자공은 위나라 출신으로 공자보다 31세 연하인 제자로 공문십철 중 한 사람이다. 언변이 탁월했고 정치적 수완도 뛰어나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재상을 지냈다. 이재에도 밝아 엄청난 부를 쌓아 공자사단의 경제적인 면을 도맡았다. 남의 장점을 칭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의 단점을 덮어주지는 못해 비판을 가한 것으로 전한다. 

자공이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 혹시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공자가 답을 했다. 군자라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점을 말하고 있다. 타인의 결점을 말하는 사람, 윗사람을 뒷담화 하는 사람, 용기 있는 척하면서 무례한 사람,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하였다.

이에 자공 역시 남의 생각을 자기 것으로 포장하는 사람, 불손한 것을 용감하다고 착각하는 사람, 정직을 빌미로 남의 비밀을 폭로하는 사람을 미워한다고 하였다. 

군자는 인자(仁者)이므로 누구나 사랑하고 미워함이 없어야 하는데  자공이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자 걱정이 되어 공자에게 여쭌 것이다. 성자(聖子)가 아닌 보통사람은 누구나 미워하는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성현들도 표현은 드물지만 미움이 있을 것이다. 공자도 수업시간에 자주 낮잠을 자고 말대답이나 하는 제자인 재여를 종종 미워하며 인(仁)하지 못하다고 험담을 하지 않았는가. 인간의 본능이므로 어쩌겠는가.

성현이 남긴 좋은 책을 읽고, 좋은 말을 듣고 보고 행하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못난 점을 고치고 수양하다 보면 군자 비슷하게 되어가지 않을까. 특히 남을 미워하지 말자. 남을 미워하게 되면 나도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 관용을 베풀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