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공 32장
子曰 “知及之, 仁不能守之, 雖得之, 必失之.
자왈 지급지 인불능수지 수득지 필실지
知及之, 仁能守之, 不莊以涖之, 則民不敬.
지급지 인능수지 부장이리지 즉민불경
知及之, 仁能守之, 莊以涖之, 動之不以禮, 未善也.”
지급지 인능수지 장이리지 동지불이례 미선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가 거기 (맡은 직책)에 미치더라도 인(仁)으로 그것을 지킬 수 없으면, 비록 얻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잃는다.
지혜가 거기에 미치고 인으로 그것을 지킬 수 있더라도, 엄숙한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공경하지 않는다.
지혜가 거기에 미치고, 인으로 그것을 지킬 수 있고, 엄숙한 자세로 임하더라도, 백성들을 동원할 때 예(禮)로써 하지 않으면, 잘 되지 않을 것이다."
* 知及之(지급지): 지혜가 미치더라도. 지혜가 군주의 지위에 필요한 수준의 정도에 미치고.
* 雖得之(수득지): 그것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知及之(지급지)와 중복된 표현이다.
- 之(지): 자신이 원하는 일반적인 사물이나 지위를 가리킨다. 뒤에 民不敬(민불경)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백성이나 국가 또는 관직 같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 仁能守之(인능수지): 인(仁)은 능히 군주의 지위를 지킬만 하고.
* 莊以涖之(장이리지): 장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임하다. 장중하게 군주의 자리에 임하고. 엄숙한 자세로 백성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莊은 '엄숙함, 정중함, 장중함', 涖는 '임하다, 대하다'[臨].
- 莊(엄할 장/전장 장): 엄하다, 엄정하다, 엄숙하다.
- 涖(임할 리(이)): 임하다, 살펴보다. 다스리다, 군림하다(君臨--: 어떤 분야에서 절대적인 세력을 가지고 남을 압도하다).
- 之(지): 다음 구절의 民(민)을 가리킨다.
* 動之不以禮(동지불이례): 군주가 행차하거나 거동할 때, 즉 제사, 조근(朝覲, 제후가 천자를 뵙는 일), 정벌, 사냥 등으로 움직일 때 예에 어긋나게 행동한다면.
動之(동지): 그것을 움직이다, 백성들을 동원하다.
#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가 거기에 미치더라도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없으면 비록 얻더라도 반드시 잃는다.
지혜가 거기에 미치며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있더라도 장엄함으로써 백성에게 임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그를 공경하지 않는다.
지혜가 거기에 미치며 仁이 그것을 지킬 수 있으며 장엄함으로써 백성에게 임하더라도 백성들을 興動(분발)시키기를 禮로써 하지 않으면 善하지 못하다.”
지혜가 충분히 이 이치를 알 수 있으나 私慾(사욕)이 여기에 끼어들면 그것(理(이))을 자기 몸에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涖(리)’는 임함이니, 백성에게 임함을 이른다. 이 이치를 알고 사욕이 끼어들게 함이 없으면 아는 것이 자신에게 있어서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장엄하지 못함이 있는 것은, 기질과 습관의 편벽됨이 〈있어〉 혹은 내면에는 후하나 외모에 엄숙하지 못한 자가 있다. 이 때문에 백성들이 두려워할 만함을 보지 못해서 함부로 하는 것이다. 아래의 句(구, 節(절))도 이와 같다.
‘動之(동지)’는 백성을 興動(흥동)시키는 것이니, 고무하여 作興(작흥)하게 한다는 말과 같다. ‘禮(예)’는 義理(의리)의 節文(절문)을 이른다.
내가 생각하건대, 학문이 인에 이르면 선을 자기 몸에 소유해서 大本(대본)이 확립되니, 백성에게 임하기를 장엄하게 하지 못하고 興動(흥동)시키기를 예로써 하지 못함은 바로 氣稟(기품)과 학문의 작은 하자일 뿐이다. 그러나 또한 盡善(진선)의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夫子(부자)께서 일일이 말씀하셔서 덕이 더욱 완전하면 책임이 더욱 구비되니, 이것을 작은 일이라고 여겨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알게 하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위령공편 32장 (논어집주, 성백효)
군주는 아는 것[知]이 도(道)에 미치더라도 어짊([仁]이 받쳐 주지 않는다면 반드시 백성들의 인심을 잃게 된다. 지혜, 어짊 및 정중한 자세로 임하더라도 예(禮)로써 백성들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따르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은 백성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는데 결국은 예(禮)가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즉 군주(위정자)는 지혜롭고 어질며 올바름(정직함)과 예의를 갖고 백성들을 대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혜와 인을 갖추어도 백성들에게 위엄을 잃으면 군주를 공경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조건을 갖추어도 백성들에게 예의로써 대하지 않으면 결국 따르지 않는다.
즉 군주는 폭넓은 지혜를 갖춤으로써 통찰력이 있어야 하며 정의감과 정직함을 근간으로 백성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에는 예의가 바탕이 되어야 백성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예는 인을 실천하는 기본적인 양식으로 공자는 무엇보다도 예를 통한 정치[예치]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