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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263]논어 제13편 자로 15장: 정공문 일언이가이흥방 유저

by 스머프# 2024.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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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15장

定公問  “一言而可以興邦, 有諸?”
정공문    일언이가이흥방   유저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기기야
人之言曰 ‘爲君難, 爲臣不易.’
인지언왈   위군난   위신불이
如知爲君之難也, 不幾乎一言而興邦乎?”
여지위군지난야   불기호일언이흥방호
曰 “一言而喪邦, 有諸?”
왈    일언이상방   유저
孔子對曰 “言不可以若是其幾也.
공자대왈    언불가이약시기기야
人之言曰 ‘予無樂乎爲君, 唯其言而莫予違也.’
인지언왈    여무락호위군   유기언이막여위야
如其善而莫之違也, 不亦善乎?
여기선이막지위야   불역선호
如不善而莫之違也, 不幾乎一言而喪邦乎?”
여불선이막지위야   불기호일언이상방호

정공이 여쭈었다.
"한마디로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말이란 그와 같이 결과를 기약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말에 '임금노릇 하기도 어렵고 신하노릇 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만일 임금노릇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 한 마디 말로 나라를 흥하게 하기를 기약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 마디로 나라를 잃을 수 있는 그런 말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말이란 그와 같이 결과를 기약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말에 '나는 임금노릇 하는데 즐거움이 없고, 다만 내가 말을 하면 내 뜻을 어기지는 않는다'라고 합니다.
만일 그 말이 선하여 그것을 어기지 않는다면 또한 선하게 되지 않습니까?
만일 그 말이 선하지 않은데 그것을 어기지 않는다면, 한마디 말로 나라를 잃게 되기를 기약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定公(정공): 노나라의 제26대 임금(509~494 B. C. 재위). 이름은 송(宋). 형인 소공이 죽은 후 국정을 장악하고 있던 계손씨가 소공의 태자 공연을 세우기를 원치 않았으므로 소공의 동생인 공자 송을 추대하여 정공이 되었다.

* 有諸(유지): 그런 것이 있는가.
- 諸(저): 之乎(지호)와 같으며 之(지)는 一言而可以興邦(일언이가이흥방)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其幾也(기기야): 그 가운데 비슷한 것으로는.
- 其(기): 一言(일언)을 가리키는 인칭대사.
- 幾(기): 가깝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人之言(인지언): (분명히 밝힐 수가 없거나 밝힐 필요가 없는 어떤) 사람의 말.

* 不幾乎一言而興邦乎(불기호일언이흥방호): 한마디를 말하여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것에 가깝지 않은가.
- 幾乎(기호): ~에 가깝다, 거의 ~하다.

* 唯其言而莫予違也(유기언이막여위야): 다만 내가 말을 하기만 하면 아무도 나에게 거역하는 사람이 없다.
- 其(기):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대사로 여기서는 일반인화된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 莫(막): 아무도 ~하지 않다.
- 予違(여위): 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논어 제13편 자로 15장


논어집주 해석

‘幾(기)’는 기약〔期(기)〕함이니 《詩經(시경)》 〈小雅 楚茨(소아 초자)〉에 ‘如幾如式(여기여식, 기약함과 같고 법과 같다.)’이라 하였다. 한마디 말의 사이에 이와 같이 반드시 그 효과를 기약할 수는 없다고 말씀한 것이다.

이 말로 인하여 임금 노릇하기가 어려움을 안다면 반드시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깊은 못에 임한 듯이,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조심해서 한 가지 일도 감히 소홀히 함이 없을 것이니, 그렇다면 이 말이 어찌 반드시 나라를 흥하게 함을 기약할 수 없겠는가. 정공을 위해서 말씀하셨으므로 신하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다른 것은 즐거울 것이 없고 오직 이것만이 즐거울 뿐임을 말한 것이다.

범 씨(范祖禹(범조우))가 말하였다.
“만일 善(선)하지 못한데 어기는 이가 없으면 충성스러운 말이 군주의 귀에 이르지 않아서 군주는 날로 교만해지고 신하는 날로 아첨할 것이니, 이렇게 되면 나라를 잃지 않는 자가 있지 않다.”

사 씨(謝良佐(사양좌))가 말하였다. “임금 노릇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공경하고 삼가서 유지할 것이요, 오직
말함에 자신의 말을 어기지 않는 것만을 즐거워하면 참소하고 아첨하고 면전에서 아부하는 사람들이 이를 것이니, 나라가 반드시 대번에 흥하고 망하는 것은 아니나 흥하고 망하는 근원이 여기에서 나누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幾微(기미)를 아는 군자가 아니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네이버 지식백과] 자로편 15장 (논어집주, 성백효)

[#263]논어 제13편 자로 15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말이란 결과를 기약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임금의 말 한마디라고 해서 나라가 흥하거나 망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군주는 말 한마디에도 깊은 연못가에 있는 듯이, 살얼음판을 밟는 듯이 삼가하여 해야 한다. 

노 정공은 노나라 임금으로 공자를 등용했던 사람이다. 당시는 계손씨가 권력을 쥐락펴락 하는 때인지라 형인 소공이 죽자 소공의 태자 대신으로 정공을 내세웠다. 그 후 양호가 삼환을 축출하기 위한 반란을 일으켰으나 실패하여 제나라로 쫓겨 가는 등 나라가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어수선한 정국을 정공은 빨리 해결하여 흥하게 하고 싶어 했다. 따라서 공자에게 나라를 흥하게 하는 말과 상실할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있는지를 여쭙자 공자가 하신 말씀이다.

임금 노릇하기도 쉽지 않고 신하노릇 하기도 어려운 것인데 한마디 말로 나라가 흥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 한마디 말보다는 어떻게 나라를 다스려 백성이 잘 살 수 있는가를 모색하여 임금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흥국(興國)은 위정자가 솔선수범하고 착한 정치를 함으로써 백성들을 교화하여 스스로 따라오게 한다면 저절로 될 것이다. 백성 노릇하기도 어렵지 않게 만드는 것이 훌륭한 정치가의 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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