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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251]논어 제13편 자로 3장: 자로왈 위군대자이위정 자장

by 스머프#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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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3장

子路曰 “衛君待子而爲政, 子將奚先?”
자로왈    위군대자이위정    자장해선
子曰 “必也正名乎!”
자왈    필야정명호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자로왈    유시재   자지우야    해기정
子曰 “野哉, 由也! 
자왈    야재   유야   
君子於其所不知, 蓋闕如也.
군자어기소부지   개궐여야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명부정   즉언불순   언불순   즉사불성
事不成, 則禮樂不興;
사불성    즉례악불흥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례악불흥   즉형벌부중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형벌부중   즉민무소조수족
故君子名之必可言也, 言之必可行也.
고군자명지필가언야   언지필가행야
君子於其言, 無所苟而已矣.”
군자어기언   무소구이이의

자로가 여쭈었다. "위나라 임금이 선생님을 모시고 정치를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장차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 잡겠다."
자로가 말하였다. "그런 것도 있습니까? 세상 물정 모르시는 선생님이시여! 어째서 그것을 바로 잡겠다고 하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숙하구나, 유(자로)야!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다.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사리에 맞지 않고, 말이 사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와 음악이 흥성하지 못하고, 예와 음악이 흥성하지 못하면 형벌이 적절하지 않고, 형벌이 적절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살아갈 방도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명분을 세우면 반드시 그에 대해 말을 할 수 있고, 말을 하면 반드시 실천을 할 수 있다.
군자는 그 말에 대해서 구차히 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 衛君待子而爲政(위군대자이위정): 위나라 임금이 선생에 의지하여 정치를 하다.
- 衛君(위군): 위나라 출공(出公)을 가리킨다. 그는 할아버지인 영공(靈公)이 죽었을 때 영공에게 쫓겨난 아버지 괴외(蒯聵)를 불러들이지 않고 자신이 왕위에 올랐다. 공자는 이것을 명분에 어긋나는 짓으로 본 것이다. 
- 待(대): '기다리다'라는 뜻이 변하여 '의지하다'라는 뜻이 되었다.
 
* 子將奚先(자장해선): 선생이 장차 무엇을 앞세우는가.
- 奚先(해선): 의문대사 목적어와 동사가 도치된 것.

* 擧賢才(거현재):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다.
- 才(재): 재목, 인재. 材(재)와 같다.

* 必也正名乎(필야정명호): 반드시 명분을 바로잡다.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正(정): 바르게 하다.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乎(호):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有是哉(유시재): 이런 면이 있구나, 이런 정도로구나.

* 子之迂也(자지우야): 선생의 우원(迂遠)함이여.
- 迂(에돌 우, 에돌 오): 에돌다(선뜻 나아가지 아니하고 멀리 피하여 돌다), 에두르다.
- 也(야): 감탄의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 奚其正(해기정): 어째서 (명분을) 바로잡는가.
- 其(기): 음절을 조정하고 어세를 강하게 하는 어기조사.
• 正(정): 다음에 名(명) 또는 그것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 闕如(궐여): 원래 '빼놓고 말을 하지 않다'라는 뜻인데 나중에는 주로 '결여하다, 빠뜨리다' 등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는 원래의 의미이다.
- 闕(대궐 궐): 대궐, 빼놓다, 양미간(兩眉間), 인당)

* 刑罰不中(형벌부중): 형벌이 합당하지 않다.
- 罰(죄 벌)
- 中(중): 합당하다.

* 無所苟而已矣(무소구이이의): 어물어물 넘어가는 것이 없다.
- 苟(구): 미봉책을 써서 일시적으로 넘어가다.
- 已矣(이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논어 제13편 자로 3장

논어집주 해석

‘위나라 군주’는 出公 輒(출공 첩)을 이른다. 이때는 노나라 애공 10년이니, 공자가 초나라에서 위나라로 돌아오셨다.

이때 出公(출공, 衛輒(위첩))은 자기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 자기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삼아 명칭과 실제가 문란하였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명칭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삼으신 것이다.

사 씨(謝良佐(사양좌))가 말하였다.
“명칭을 바로잡는 것은 비록 위나라 군주 때문에 하신 말씀이나 政事(정사)를 하는 도리는 모두 당연히 이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迂(우)’는 事情(사정)과 거리가 멂을 이르니, 오늘날의 급선무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

‘野(야)’는 비속함을 이르니, 의심스러운 것을 제쳐 놓지〔闕疑(궐의)〕 못하고 경솔하게 함부로 대답함을 책망하신 것이다.

양 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명칭이 실제에 합당하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고,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면 실제(실상)를 살필 수 없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범 씨(范祖禹(범조우))가 말하였다.
“일이 그 순서를 얻음을 禮(예)라 이르고, 사물이 그 和(화)함을 얻음을 樂(악)이라 이른다.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순서가 없고 和(화)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禮樂(예악)이 일어나지 못하고,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면 政事(정사)를 시행함에 모두 道(도)를 잃는다. 그러므로 형벌이 알맞지 못하는 것이다.”

정자(明道(명도))가 말씀하였다.
“명칭과 실제는 서로 필요로 하니, 한 가지 일이 구차하면 그 나머지도 모두 구차하게 된다.”

호 씨(胡寅(호인))가 말하였다. “위나라 세자 蒯聵(괴외)가 그의 모친인 南子(남자)의 음란함을 부끄러워하여 죽이려고 하다가 죽이지 못하고 외국으로 도망하자, 靈公(영공)은 둘째 아들인 공자 郢(영)을 세우려고 하였으나 영이 사양하였다. 영공이 죽자, 夫人(부인, 南子(남자))이 영을 세웠으나 또다시 사양하니, 마침내 괴외의 아들인 輒(첩)을 세워 괴외를 막게 하였다. 괴외는 어머니를 살해하려 하여 부왕에게 죄를 얻었고, 첩은 나라를 차지하고서 아버지를 막았으니, 모두 아버지가 없는 자들이니, 이들이 나라를 소유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夫子(부자)께서 政事(정사)를 함에 명분을 바로잡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으니, 반드시 장차 이 일의 본말을 갖추어 天王(천왕, 天子(천자))에게 아뢰고 方伯(방백, 霸權國(패권국))에게 청해서 공자 郢(영)을 명하여 군주로 세웠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인륜이 바루어지고 천리에 맞아 명칭이 바르고 말이 순해져서 일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夫子(부자)께서 상세하게 말씀해 주신 것이 이와 같았는데도 子路(자로)가 끝내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輒(첩)을 섬기고 떠나가지 않다가 마침내 그 난리에 죽었으니, 이는 한갓 그 사람의 녹봉을 먹었으면 그 난을 피하지 않는 것이 義(의)가 되는 것만 알고, 輒(첩)의 녹봉을 먹는 것이 義(의)가 아님은 알지 못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로편 3장 (논어집주, 성백효)

[#251]논어 제13편 자로 3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이 당시는 노나라 애공 10년이고 공자가 초나라에서 위나라로 돌아온 때이다.  이때의 위나라 군주(괴첩)는 출공으로, 아버지(괴외, 위 영공의 맏아들, 후에 위 장공이 됨)가 할아버지(영공)에 의해 외국으로 쫓겨난 후(영공의 부인이었던 스캔들의 여왕인 계모, 南子를 해치려고 하다가 실패함),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를 부르지 않고 본인이 왕위에 올랐다. 즉 출공은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고 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삼은 것과 같았다. 따라서 공자는 명칭을 제대로 잡기 위해 우선은 명분을 바로 잡겠다고 하신 것이다. 

공자의 정명론의 상징적인 말인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 臣臣, 父父, 子子)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다. 지금 위나라의 군주가 정명하지 않은데 정치를 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명분을 잡겠다 하니, 자로는 때가 어느 때인데 눈치 없이 이렇게 답답한 스승이 다 있나 하는 뜻으로 되받아 친 것으로 보인다.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어리석게도 감히! 하늘 같은 스승에게 말이다. 사실 자로는 공자보다 9세 연하로써 허물없는 사이로 막역하게 지냈다고 하니 건방진 얘기가 아니라 걱정으로 한 말일 듯.

위나라의 신하들이 출공에게 아버지 과외에게 왕위를 양위해야 한다고 여러 번 읍소했지만 출공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런  위군인 출공이 자로를 통해 공자를 등용하고 싶어 하자, 공자는 명분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데 어떻게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고 하신 것이다. 즉 명분이 제대로 서야 말이 사리에 맞게 되고 일이 성사되며, 그래야 예와 음악(질서?)이 흥하게 되고 적법한 형벌이 있어야 백성이 잘 사는 나라가 된다고 부언 설명하셨다. 

후에 결국 자로는 괴첩(위 출공)을 끝까지 섬기다가, 돌아온 괴외의 난 때 전사하고 만다. 나름 명분있는 죽음이었을지도... 처참하게 죽은(시체를 젓갈로 만드는 해형을 당함) 자로를 공자는 슬퍼하고 애닯아하며 그 후로는 좋아하던 모든 젓갈을 먹지 않게 됐다고 전한다.

각자 제 자리에서 자기가 할 일을 성실하게 해낸다면 사회는 조화롭게 잘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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