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 5장
司馬牛憂曰, “人皆有兄弟, 我獨亡.”
사마우우왈 인개유형제 아독무
子夏曰 “商聞之矣, 死生有命, 富貴在天.
자하왈 상문지의 사생유명 부귀재천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군자경이무실 여인공이유례
四海之內, 皆兄弟也.
사해지내 개형제야
君子何患乎無兄弟也.”
군자하환호무형제야
사마우가 근심스럽게 말하였다. "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저만이 홀로 없습니다."
자하가 말하였다. "제가 듣건대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군자가 공경라는 마을을 가지고 한 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노력하며, 남에게 공손하고 예의를 지킨다면, 온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형제입니다.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근심하겠습니까?"
* 子夏(자하): 북방 진나라 출신으로 본명은 복상(卜商). 공자보다 44세 연하인 공자의 제자로 공문십철 중 한 사람. 자유와 함께 문학에 뛰어났다. 특히 시문에 능숙하여 공자는 "함께 시문을 논할 만하다"라고 칭찬하였다. 자하는 공자 사후 자장, 자유, 자여(증자)와 함께 4대 문파라 부를 만큼 많은 제자를 배출하였다.
* 我獨亡(아독무): 나만 유독 (형제가) 없다. 사마우에게는 환퇴(桓魋)라는 형이 있었지만 그는 공자를 죽이려 한 무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형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 亡(없을무): 無(무)와 같다.
* 商聞之矣(상문지의): 내가 그것(에 관한 말)을 들었다.
- 商(상): 子夏(자하)의 이름. 성은 복(卜).
- 之(지): 그것에 관한 말 즉, 뒤에 나오는 '死生有命(사생유명), 富貴在天(부귀재천)'을 가리킨다.
- 矣(의): 동작이 이미 완료되었음을 표시하는 어기조사. 聞(문)이 과거의 일임을 표시한다.
* 與人恭而有禮(여인공이유례):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공손하고 예의 있다.
- 與(여): 대하다, ~에 대하여, ~에게.
논어집주 해석
司馬牛(사마우)가 형제가 있었는데도 이렇게 말한 것은 그가 난을 일으켜 장차 죽을까 걱정해서이다.
아마도 夫子(부자)에게서 들은 듯하다.
命(명)은 태어나는 초기에 받은 것이니 지금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요, 하늘은 그렇게 만듦이 없는데도 저절로 되는 것이니 내가 기필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다만 순히 받아들일 뿐이다.
이미 天命(천명)을 편안히 여기고 또 마땅히 자신에게 있는 것을 닦아야 한다. 그러므로 또 말하기를 ‘만일 몸가짐을 敬(경)으로써 하고 간단하지 않으며, 사람을 대하기를 공손함으로써 하고 節文(절문, 예)이 있게 하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공경하기를 형제와 같이 한다.’고 한 것이다. 이는 子夏(자하)가 사마우의 근심을 풀어주고자 하여 이러한 부득이한 말을 한 것이니, 독자들은 말로써 본의를 해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호 씨(胡寅(호인))가 말하였다. “子夏(자하)의 ‘四海(사해)가 다 형제’라는 말은 다만 사마우의 마음을 너그럽게 하려고(달래려고) 한 것이니, 뜻은 원만하나 말은 막힌다. 오직 聖人(성인)은 이러한 병통이 없다. 또 자하는 이것을 알았으나 아들의 喪(상)에 곡하여 失明(실명)하였으니, 이는 사랑에 가려서 이치에 어두웠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실천하지 못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연편 5장 (논어집주, 성백효)
사마우는 나무를 뽑아 공자를 죽이려 했던 환퇴라는 형과 상소(형), 자기, 자거(동생)라는 형제가 있었는데 권력투쟁 결과 모두 다른 나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에 상심한 사마우는 자하에게 형제가 있어도 사실 없는 것과 같다고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한탄하게 되자 자하가 위로해주는 장면이다.
부귀를 누리는 것과 인명은 하늘에 달려 있고 올바르게 군자처럼 살기만 한다면 사해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형제인 것과 마찬가지이니 형제가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타인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가족만의 이익만을 챙기는 가족주의 병폐의 사람들도 있지만 자하가 말한 바와 같이 사해형제처럼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내 가족이고 형제라고 생각하고 산다면 세상살이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