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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225]논어 제12편 안연 1장: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by 스머프#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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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 1장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위인유기   이유인호재
顔淵曰 “請問其目.”
안연왈    청문기목
子曰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자왈    비례물시   비례물청   비례물언   비례물동
顔淵曰 “回雖不敏, 請事斯語矣.”
안연왈    회수불민   청사사어의

안연이 인에 대해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이겨내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귀의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야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안연이 여쭈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 克己復禮爲仁(극기복례위인):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 克己(극기): 자신의 무절제한 욕망을 억제하다.
-  復禮(복례): 언행이 예에 맞는 상태로 복귀하다. 이런 상태가 바로 정상적이고 원래적인 모습이며 개인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는 비정상적이고 변질된 모습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 爲(위): ~이다.

* 天下歸仁焉(천하귀인언): 천하가 인을 이 사람에게 귀속시키다.
- 歸(귀): 돌리다, 귀속시키다.
- 焉(언): 於是(어시)와 같으며 是(시)는 一日克己復禮(일일극기복례)한 사람을 가리킨다.

* 爲仁由己, 而由人乎哉(위인유기, 이유인호재): 인을 행하는 것이 자기에게 달려 있지 다른 사람에게 달려 있겠는가. 남이 나에게 어떻게 대하든지 간에 자기는 인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爲(위): 행하다, 실천하다.
- 由(유): ~로 말미암다, ~에 달려 있다.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원래 爲仁由己而不由人(위인유기이불유인)으로 될 문장에서 不由人(불유인)이 강조 효과를 위하여 반문형인 由人乎哉(유인호재)로 바뀌면서 而(이)의 기능도 일견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여전히 역접관계를 표시하고 있다.

* 請問其目(청문기목): 청컨대 그 세목을 묻다.
- 請(청): '청컨대, 부디, 모쪼록'이라는 뜻의 부사. 상대방의 동작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시한다.
- 而(이): 역접관계를 표시하는 접속사. 원래 爲仁由己而不由人(위인유기이불유인)으로 될 문장에서 不由人(불유인)이 강조 효과를 위하여 반문형인 由人乎哉(유인호재)로 바뀌면서 而(이)의 기능도 일견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여전히 역접관계를 표시하고 있다.

* 非禮勿動(비례물동): 예가 아니면 하지 말라.
- 勿(물): 금지를 표시하는 부사.
- 動(동): (몸을) 움직이다, (일을) 하다.

* 請事斯語矣(청사사어의): 모쪼록 이 말씀에 힘쓰겠다.
- 事(사): 일삼다, 종사하다, 힘쓰다.
- 矣(의):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논어 제12편 안연 1장

논어집주 해석

‘仁(인)’은 本心(본심)의 온전한 덕이다. ‘克(극)’은 이김이요, ‘己(기)’는 一身(일신)의 私慾(사욕)을 이른다. ‘復(복)’은 돌아감이요, ‘禮(예)’는 天理(천리)의 節文(절문)이다. ‘爲仁(위인)’은 그 마음의 德(덕)을 온전히 하는 것이다. 마음의 온전한 덕은 천리 아님이 없으나 또한 인욕에 파괴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仁(인)을 하는 자가 반드시 사욕을 이겨 禮(예)에 돌아가면 일마다 모두 천리여서 본심의 덕이 다시 내 몸에 온전하게 된다. 

‘歸(귀)’는 許(허, 허여함)와 같다. 또 하루라도 사욕을 이겨 禮(예)에 돌아가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그 仁(인)을 허여한다고 말씀하셨으니, 그 효과가 매우 빠르고 지극히 큼을 極言(극언)한 것이다. 또 仁(인)을 하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으니, 타인이 간여할 바가 아님을 말씀하셨으니, 이것은 또 그 기틀이 나에게 있어서 어려움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날마다 사욕을 이겨서 어렵게 여기지 않는다면 사욕이 깨끗이 다하고(없어지고) 천리가 유행하여 仁(인)을 이루 다 쓸 수가 없을 것이다.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禮(예)가 아닌 곳(부분)이 바로 私意(사의)이니, 이미 사의라면 어떻게 仁(인)일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자신의 사의를 이겨 다해서 모두 禮(예)에 돌아가야 비로소 仁(인)이 될 수 있다.” 또 말씀하였다. “克己復禮(극기복례)를 하면 일마다 모두 仁(인)해진다. 그러므로 천하가 仁(인)을 허여한다고 말씀한 것이다.” 

사 씨(謝良佐(사양좌))가 말하였다. “극기(克己)는 모름지기 자신의 성질이 편벽되어 극복하기 어려운 곳으로부터 이겨 나가야 한다.”

‘目(목)’은 條目(조목)과 일이다. 안연이 夫子(부자)의 말씀을 들으니, 천리와 인욕의 사이에 있어 이미 판연히 분별되었다. 그러므로 다시 의문하는 바가 있지 않고 곧바로 그 조목을 청한 것이다.

 ‘非禮(비례)’ 란 자신의 사욕이다. ‘勿(물)’은 금지하는 말이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주장이 되어서 사욕을 이겨 禮(예)에 돌아가는 바의 기틀이다. 사욕이 이겨지면 動容(동용)하고 周旋(주선)함이 예에 맞지 않음이 없어서 일상생활하는 사이에 천리의 유행 아님이 없을 것이다. ‘事(사)’는 일에 종사한다는 ‘事(사)’ 자와 같다. ‘청컨대 이 말씀에 종사하겠다.’는 것은 안연이 묵묵히 그 이치를 알고 또 자신의 능력이 이것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음을 스스로 알았다. 그러므로 곧바로 자신의 임무로 삼고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안연이 克己復禮(극기복례)의 조목을 묻자, 공자께서 ‘禮(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動(동)하지 말아야 한다.’ 하셨으니, 〈視(시) · 聽(청) · 言(언) · 動(동)〉 이 네 가지는 몸의 用(용)이다. 심중으로 말미암아 밖에 응하니, 밖을 제재함은 그 심중을 기르는 것이다. 안연이 이 말씀에 종사하였으니, 이 때문에 聖人(성인)에 나아간 것이다.

후세에 성인을 배우는 자들은 마땅히 이것을 가슴속에 새겨두고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하여 箴(잠)을 지어서 스스로 경계하노라.
視箴(시잠)에 말하였다. ‘마음은 본래 虛(허)하니, 사물을 응함에 자취가 없다. 마음을 잡는 데는 요점이 있으니, 보는 것이 그 법이 된다. 사물의 가리움이 눈앞에 사귀면 마음이 그리로 옮겨가니, 이것을 밖에서 제재하여 그 안(마음)을 편안히 해야 한다. 극기복례하면 오래 할 경우 誠(성)하게(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聽箴(청잠)에 말하였다. ‘사람이 秉彝(병이)의 양심을 가지고 있음은 천성에 근본하였으나 知(지, 욕심의 지각)가 〈외물에게〉 유혹되고 외물과 동화하여 마침내 그 바름을 잃게 된다. 드높으신 저 선각자들은 그칠 데를 알아 定(정)함이 있다. 邪(사)를 막고 誠(성)을 보존해서 예가 아니면 듣지 않으셨다.’

言箴(언잠)에 말하였다. ‘인심의 動(동)함은 말로 인하여 베풀어지니, 말을 낼 때에 조급함과 경망함을 금하여야 안(중심)이 이에 고요하고 專一(전일)해진다. 하물며 이것(말)은 몸의 樞機(추기)여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友好(우호)를 내기도 하니, 吉(길)과 凶(흉), 榮華(영화)와 恥辱(치욕)은 오직 이 〈말이〉 부르는 바이다. 말을 너무 쉽게 함에 상하면 虛誕(허탄)해지고, 너무 번거로움에 상하면 支離(지리)해지며, 자신이 〈말을〉 함부로 하면 남도 거슬리고, 나가는 말이 도리에 어그러지면 오는 말도 이치에 어그러진다. 예법에 맞는 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아서 훈계 말씀을 공경할지어다.’

動箴(동잠)에 말하였다. ‘哲人(철인)은 幾微(기미)를 알아 생각할 때에 성실히 하고, 志士(지사)는 행실을 힘써 행위에 지킨다. 천리를 순종하면 여유가 있고 인욕을 따르면 위험하니, 造次(조차)라도 능히 생각해서 戰戰兢兢(전전긍긍)하여 스스로 잡아 지켜라. 습관이 천성과 더불어 이루어지면 성현과 함께 돌아갈 것이다.’”

내가 살펴보건대, 이 장의 문답은 바로 심법(心法)을 전수해 준 간절하고 요긴한 말씀이니, 지극히 총명한 사람이 아니면 그 기미를 살필 수 없고, 지극히 굳센 사람이 아니면 결단함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오직 顏子(안자)만이 이것을 얻어들을 수 있었고, 모든 학자들도 또한 이것을 힘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程子(정자)의 箴(잠)이 발명하기를 매우 친절히 하였으니, 배우는 자들은 더욱 깊이 음미해야 할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연편 1장 (논어집주, 성백효)


[#225]논어 제12편 안연 1장:[『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논어에서 인(仁)에 대한 언급은 공자의 대표적 사상이 인이었기 때문에 무수히 많다. 공자와 안연의 대화에서 유래한  '극기복례' 역시 그 인에 대한 정의 중 하나이다. 제자들의 자질에 따라서 질문에 대한 답이 달랐기 때문인데 수제자인 안연의 인에 대한 물음에 대답한 것이 극기복례이다.

자기의 욕망이나 이기심을 이겨내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라고 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인을 모르고 인 좋아하기를 색 좋아하듯 한다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도 하셨다. 극기복례가 인의 최고의 경지이며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듣지 말며, 말하지 말고 행동하지 말라는 유명한 말씀으로 이어진다. 

나의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버리고 예의를 따르라는 말은 안연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하신 말씀이다. 공자는 모든 사람들이 늘 겸손하고 극기와 복례를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사랑하는 세상을 꿈꾸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버리고 예의범절을 따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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