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12장
閔子侍側, 誾誾如也;
민자시측 은은여야
子路, 行行如也;
자로 항항여야
冉有·子貢, 侃侃如也.
염유 자공 간간여야
子樂. “若由也, 不得其死然.”
자락 약유야 부득기사연
민자건은 공자를 곁에서 모실 때 더불어 즐거워하면서도 주장이 분명하였고, 자로는 강하고 용감하였으며, 염유 · 자공은 강직하였다. 공자께서는 이러 ㄴ제자들과 지내며 즐거워하셨다. 그러나, "유(자로)와 같은 사람은 제 명대로 살지 못할 것이다."
* 閔子侍側(민자시측): 민자건이 (공자를) 옆에서 모시다.
- 閔子(민자): 공자의 제자. 이름이 손(損), 자는 자건(子騫).
- 側(측): 앞에 장소를 표시하는 전치사 於(어)가 생략되어 있다. 고대 중국어에는 이처럼 전치사가 생략된 경우가 많다.
* 誾誾如(은은여): 공손하면서도 정직하다.
- 誾誾(은은): 공손하면서도 정직한 모양.
- 誾(온화할 은): 온화하다, 화기애애하다, 이야기하다. 치우침이 없이 반듯하다.
- 如(여): 형용사 접미사.
* 行行(항항): 강직한 모양.
- 行(다닐 행, 항렬 항)
* 侃侃(간간): 즐겁고 유쾌한 모양.
- 侃(굳셀 간)
* 若由也(약유야): 유와 같으면.
- 也(야): 음절을 조정하고 어기를 고르는 어기조사.
* 不得其死然(부득기사연): 제명에 죽음을 얻지 못하다.
- 其死(기사): 비명횡사하지 않고 천수를 누린 뒤에 자기가 죽게끔 운명 지어진 날에 죽는 것.
- 然(연): 단정적인 어기를 표시하는 어기조사. 焉(언)과 같다.
논어집주 해석
‘行行(항항)’은 굳세고 강한 모양이다. 공자께서 즐거워하심은 영재를 얻어 교육함을 즐거워하신 것이다.
윤 씨(尹焞(윤돈))가 말하였다.
“자로는 剛强(강강)하여 제대로 죽지 못할 이치가 있었다. 그러므로 인하여 경계하신 것인데, 그 뒤 자로는 마침내 위나라 공리의 난에 죽었다.”
홍 씨(洪興祖(홍흥조))가 말하였다.
“《漢書(한서)》에 이 글귀를 인용하였는데, 위에 曰(왈) 자가 있다.”
혹자는 윗글의 樂(약) 자가 바로 曰(왈) 자의 잘못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진편 11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자와 가장 가까운 공문십철 제자들 중 그들의 성품을 비교한 문장이다. 효성스럽고 온화하며 반듯한 성격의 민자건, 불같고 굳세며 용감한 자로, 강직한 염유과 자공 등 모두 뛰어난 인재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특출한 천하의 영재를 교육하시는 공자는 즐거우셨을 것이다.
하지만 자로의 인간적인 의리와 용감함, 위험한 상황에서도 앞장서는 모습, 불같은 성격은 늘 공자의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로는 아마도 제 명을 다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항상 근심하셨고 주의를 주셨다. 아닌 게 아니라 자로는 위나라 괴외의 난 때 주위에서 피할 것을 종용하였으나 결국 참살당하고 시체는 젓갈(해형, 醢刑)로 만들어지는 수모를 당하였다.
공자는 평소 염려했던 대로 죽은 자로의 죽음에 시름이 깊어진다. 더군다나 젓갈로 담긴 자로의 시체를 위나라에서 보내온 후 너무나도 충격적인 나머지 그 후로는 젓갈은 입에 대지도 않았고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시게 되었다. 몇 년 전의 아들 리의 죽음, 애제자며 수제자인 안연의 요절과 더불어 자로마저 세상을 떠나자 심한 상실감에 빠진 것이었다.
공자의 선견지명도 놀랍지만 인명은 재천이라 이왕이면 좋은 죽음을 갖고 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천상병 시인처럼 소풍을 끝내고 가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으면 또 얼마나 좋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