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5장
南容三復白圭,
남용삼복백규
孔子以其兄之子妻之.
공자이기형지자처지
남용이 '백규'의 싯귀를 하루에 세 번씩 암송하자, 공자께서 형님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셨다.
* 南容三復白圭(남용삼복백규): 남용이 백규를 세 번 반복하다.
- 南容(남용):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의 제자. 성은 남궁(南宮), 이름은 괄(括) 또는 縚(도) , 자는 자용(子容). 시호는 敬叔(경숙), 孟懿子(맹의자)의 형이다.
- 三(삼): 구체적인 숫자라기보다 많은 수를 뜻한다.
- 白圭(백규): 『시경·대아·억(抑)』 제5장의 "하얀 홀(백규)에 섞인 흠은 갈아 없앨 수 있지만, 이내 말에 섞인 흠은 그럴 수가 없다네(白圭之玷(백규지점), 尙可磨也(상가마야). 斯言之玷(사언지점), 不可爲也(불가위야))"라는 부분을 가리킨다. 말조심할 것을 경계하는 노래이다.
* 以其兄之子妻之(이기형지자처지): 자기 형님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다, 자기 형님의 딸로서 그를 조카사위로 삼다.
- 妻(처): 딸을 시집보내다, 사위로 삼다.
논어집주 해석
《詩經(시경)》 〈大雅 抑(대아 억)〉에 “白圭(백규, 백옥으로 만든 규)의 흠은 오히려 갈아 없앨 수 있지만 이 말의 흠은 다스릴 수 없다.” 하였는데, 남용이 하루에 세 번 이 내용을 반복해서 외웠다. 이 일이 《孔子家語(공자가어)》에 보이니, 이는 말을 삼가는 데에 깊이 뜻을 둔 것이다. 이는 나라에 도가 있을 적에는 버려지지 않고, 나라에 도가 없을 적에는 화를 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형의 딸자식을 그에게 시집보내신 것이다.
범 씨(范祖禹(범조두))가 말하였다. “말은 행실의 표면이요 행실은 말의 실제이니, 그 말을 쉽게(함부로) 하고서 행실을 능히 삼가는 자는 있지 않다. 남용이 그 말을 삼가고자 함이 이와 같았다면 반드시 그 행실을 삼갔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진편 5장 (논어집주, 성백효)
백규(白圭)란 말조심을 경계하는 노래이다. 이 시는 위 나라 무공(武公)이 서주의 폭군인 여왕(厲王)을 풍자한 것으로, 신하로 하여금 곁에서 날마다 외우게 함으로써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 한다.
공자의 제자인 남용은 이런 백규를 하루에 세 번씩이나 암송할 정도로 언행을 삼갔으므로 잘 다스려지는 조정에서는 쓰이고 난세에는 화를 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자는 안심하고 형의 딸을 남용에게 시집보내신 것이다.
말은 한 번 발설하면 엎질러진 물처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항상 심사숙고하고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한다. 남용이 하루에 백규를 세 번씩 읊은 것은 말조심하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 위함이었다.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직업이나 살아온 환경, 인성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말은 그사람의 교양과 신뢰를 엿볼 수 있다.
공자는 말은 천천히 하고 실천은 빠르게, 말할 때는 실천할 것을 생각하고, 행동할 때는 자신이 한 말을 돌아보라고 하셨다. 늘 가슴에 새겨야 할 말씀이다.
쉽게 말하지 말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無易由言 無曰苟矣).
혓바닥 붙들어 맬 수 없고, 뱉은 말 따라잡을 수 없다(莫捫朕舌 言不可逝矣).
원한 사지 않는 말 없고, 보답받지 않는 덕 없다(無言不讎 無德不報).
- '백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