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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192]논어 제10편 향당 12장: 구분 자퇴조 상인호 불문마

by 스머프# 202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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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당 12장

廐焚, 子退朝, 曰
구분   자퇴조   왈
“傷人乎?” 不問馬.
  상인호      불문마

마구간에 불이 났었는데, 공자께서 퇴근하시어
"사람이 다쳤느냐?"라고 물으시고는,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


- 廐(마구간 구) : 마구간(馬廏間), 마소가 모이는 곳, 벼슬의 이름 

- 焚(불사를 분): 불사르다, 타다, 불태우다 

* 傷人乎(상인호): (불이) 사람을 다치게 했는가?

논어 제10편 향당 12장

논어집주 해석


말(馬)을 아끼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상했을까 두려워하는 뜻(생각)이 많으므로 미처 묻지 못하신 것이니, 사람을 귀히 여기고 가축을 천히 여김에 도리가 마땅히 이와 같이 하여야 하는 것이다.


[#192]논어 제10편 향당 12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춘추 전국 시대 중국에서의 말(馬)은 일반적인 사람의 목숨값보다도 귀중한 재산으로 취급되었다(조선시대에는 노비 2명 정도에 해당). 일반인들은 가질 수도 없었거니와 탈 수 조차 없었고 귀족들에게나 가능한 교통수단이거나 전투 중의 중요한 무기였다. 그럼에도 마구간이 불타서 말이 다쳤거나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제일 먼저 사람이 다쳤느냐고 묻고 있다. 재산도 소중하지만 그만큼 사람의 생명과 가치를 중요시한 공자의 인본주의 사상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안위를 걱정한 뒤에 말이 어떻게 되었을지 물으셨을 것이다. 생명은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두 소중하므로 결코 죽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으실 리가 없다. 제자들에 의해 전해져 오는 문장이므로 해석에 있어 방점을 어디에 찍었느냐에 따라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傷人乎不, 問馬). 사람이 다쳤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 말은 미처 물어볼 겨를이 없으셨을 것이다. 

누군가는 값비싼 재산인 말의 생명 여부부터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 비싼 말은? 죽었어? 살았어? 누가 불을 낸 것이냐?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늘 조심하라 하지 않았느냐? 등등. 본인의 재화가 먼저이고 사람의 안전은 뒷전인 사람들... 

 고귀한 존재인 인간을 출발점으로 삼았던 공자는 인간의 생명이야말로 가장 귀한 존재라는 것을 이 문장에서 보여주었다. 여기에서 파생한 불문마(不問馬)는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인간보다 앞설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큰 재난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당연히 인명구조를 우선으로 하여 사고 수습을 한다. 이럴 때 흔히 인용되는 고사성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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