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21장
子曰 “禹, 吾無間然矣.
자왈 우 오무간연의
菲飮食, 而致孝乎鬼神,
비음식 이치효호귀신
惡衣服, 而致美乎黻冕,
악의복 이치미호발면
卑宮室而盡力乎溝洫.
비궁실이진력호구혁
禹, 吾無間然矣.”
우 오무간연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임금에 대해서라면 나는 비난할 것이 없다. 자신의 식사는 형편없으면서도 귀신에게는 정성을 다하였고, 자신의 의복은 검소하게 입으면서도 제사 때의 예복은 아름다움을 지극히 했으며, 자신의 집은 허름하게 하면서도 농민들의 관개사업에는 온 힘을 다했다. 우임금에 대해서라면 나는 비난할 것이 없다."
* 間 (사이 간) : 틈을 보다, 흠을 잡다.
* 菲 (얇을 비) : 박하게 하다, 형편없이 하다.
* 致孝 (치효) : 정성을 다하여 제물과 예를 갖추다.
* 黻冕 (불면) : 黻은 제사 지낼 때 입는 예복의 하나이고 冕은 제사 때 쓰는 관이다. 모두 제복(制服)을 뜻한다.
- 黻 (수 발) - 冕 (면류관 면)
* 卑宮室 (비궁실) : 卑는 비천하게 하다, 허름하게 하다. 宮室은 우임금이 머무는 곳을 말한다. 즉 우임금 자신이 사는 집은 허름하게 한다는 것이다.
* 溝洫 (구혁) : 논이나 밭 사이에 물을 끌어오는 도랑.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禹 임금은 내 흠잡을 데가 없으시다. 평소의 飮食은 간소하게 하시면서도 〈祭祀에는〉 鬼神에게 孝誠을 다하시고, 평소의 衣服은 검소하게 하시면 서도 黻 · 冕의 祭服에는 아름다움을 다하시고, 宮室은 낮게 하시면서도 〈도랑을 만드는〉 治水 사업에는 힘을 다하셨으니, 禹 임금은 내 흠잡을 데가 없으시다.”
‘間(간)’은 틈(흠)이니, 그 틈을 지적하여 비난하는 것이다. ‘菲(비)’는 薄(박)함이다. ‘귀신에게 효성을 다한다.’ 함은 선조의 제사를 풍성하고 깨끗하게 함을 이른다. ‘의복’은 평상복이다. ‘黻(불)’은 무릎을 가리는 것이니 가죽으로 만들고, ‘冕(면)’은 冠(관)이니, 모두 제복이다. ‘溝洫(구혁)’은 田畓(전답) 사이의 물길〔水道(수도)〕이니, 경계를 바르게 하고 가뭄과 장마를 대비한 것이다. 혹 풍성하게 하고, 혹 검소하게 함이 각각 그 마땅함에 맞았으니, 이 때문에 비난할(흠잡을) 만한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번 말씀하시어 깊이 贊美(찬미) 하신 것이다.
양 씨(楊時(양시))가 말하였다. “자기를 받드는 데는 간소하게 하면서도 부지런히 한 것은 백성을 위한 일이었고, 꾸밈을 지극히 한 것은 종묘와 조정의 禮(예)였으니, 이른바 ‘천하를 소유하고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찌 흠잡을 만한 것이 있겠는가.”
[네이버 지식백과] 태백편 21장 (논어집주, 성백효)
태백편의 마지막 21장은 나라를 잘 다스렸던 우임금의 덕목을 말하고 있다. 우 (禹, 이름은 문명(文命)) 임금은 하(夏) 왕조의 시조로 순임금을 도와 치수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요임금이 곤(鯀)에게 명해 황하의 홍수를 다스리게 했으나 실패하여 순임금 때 그의 책임을 물어 곤을 죽였고 그의 아들인 우에게 치수를 맡겼다.
우는 아버지의 실패를 교훈 삼아 십수 년간 물길을 트고 큰 물을 바다로 소통시키는 방법을 통해 치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순임금은 그의 공적을 치하하여 나라를 물려주게 된 것이 우임금의 하왕조이다.
우는 치수에 실패해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고 백성들이 곤경에 처한 것을 해결하고자 오로지 치수에 골몰하느라 13년 간 집 대문 앞을 지나면서도 감히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입고 먹는 것을 간소하게 해서 귀신에게 정성을 다했으며, 누추한 궁실에 살면서 절약한 비용을 도랑을 파는 일에 들였다.
공자는 본인의 광영은 멀리한 채 치수를 통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라 살림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했던 우임금의 덕을 칭송하여 마지않는 것이다. 이런 지도자는 비난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리더가 필요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