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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필사

[#139]논어 제8편 태백 10장: 호용질빈 인이불인 질지이심

by 스머프# 202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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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10장

子曰 “好勇疾貧, 亂也,
자왈    호용질빈   난야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
인이불인   질지이심   난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고, 사람으로서 인(仁) 하지 못한 것을 지나치게 미워해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된다."


* 疾貧 (질빈) : 가난함을 싫어하다, 미워하다.

* 疾之已甚 (질지이심) :미워함이 너무 심하다, 즉 지나치게 미워하다

논어 제8편 태백 10장


논어집주 해석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고 가난을 싫어하는 것이 亂을 일으키고, 사람으로서 仁하지 못한 것을 너무 미워하는 것도 亂을 일으킨다.”

용맹을 좋아하고 분수를 편안히 여기지 않으면 반드시 亂(난)을 일으키고, 仁(인) 하지 못한 사람을 미워하여 용납할 곳이 없게 하면 반드시 난을 초래하니, 이 두 가지의 마음은 善(선)과 惡(악)이 비록 다르나 亂(난)을 일어나게 하는 것은 똑같다.

[네이버 지식백과] 태백편 10장 (논어집주, 성백효)


[#139]논어 제8편 태백 10장  [『論語』, 김형찬 옮김, 홍익출판사]


     가난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오늘날의  행복지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하루 먹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빈곤한 생활을 행복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자의 제자 안연(안회)이 비록 안빈낙도의 청렴한 삶을 즐기고 살다 갔다고 하지만 그도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다가 결국은 굶어 죽었다고 하지 않는가. 가난에 찌들어 살다 보면 사는 것이 괴롭고 세상만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마련이다. 

'목구멍이 포도청', '사흘 굶어서 남의 담 안 넘는 놈 없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 등의 속담이 있다. 죄를 지어서라도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면 옥고를 치러도 어쩔 수 없다는 절박함, 아무리 좋은 구경이라도 우선 배를 채우고 난 다음에... 인간의 의식주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먹는 일 아니겠는가. 먹어야 사니까. 살려고 하는 모든 일은 다 먹자고 하는 짓이니까.

배고픔은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귀(餓鬼)란  배가 산처럼 크지만 목구멍은 바늘처럼 좁아서 늘 배고픔의 고통을 당한다고 하는 육도의 중생을 칭하는 불교용어로 굶어 죽은 귀신을 아귀라고도 한다. 허겁지겁 많이 먹는 사람을 아귀같이 먹는다고 하거나 굶어죽은 귀신이 붙었냐는 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마지막까지 제어할 수 없을 때 앞뒤 가리지 않고 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용맹함이란 진짜로 용감하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굶어 죽으나 먹고살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다 죽임을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 것이다. 

어질지 못한 사람을 지나치게 미워해도, 또 지나친 정의감으로 인해 불안한 자를 너무 증오해도 상대방의 반발심으로 사회를 어지럽힐 수 있다. 과거의 정치 역사를 살펴보면 아첨하는 간신들을 믿고 열일하는 충신들을 경계했던 위정자들로 인해 나라가 어지러운 경우가 많았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올바른 정신을 가진 신하가 혹시라도 반정을 일으킬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누명을 씌워 죽이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공자는 위정자들이 군자의 도와 덕을 지니고 국가의 기반이 되는 백성들의 삶을 돌보고 사랑하기를 바랐다. 지배계층이 경계심을 갖고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일침을 놓는 문장이라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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