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8장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자왈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를 통해 순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예의를 통해 도리에 맞게 살아갈 수 있게 되며, 음악을 통해 인격을 완성한다."
논어집주 해석
興於詩(흥어시)하며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詩에서 〈善을 좋아하고 惡을 싫어하는 마음을〉 興起시키며,
‘興(흥)’은 興起(흥기)함이다. 詩(시)는 性情(성정)에 근본하여 邪(사)도 있고 正(정)도 있어서 그 말 한 것이 이미 알기 쉽고, 읊는 사이에 抑揚(억양)하고 반복하여 사람을 감동시킴이 또 들어가기 쉽다. 그러므로 배우는 자가 초기에 善(선)을 좋아하고 惡(악)을 미워하는 마음을 흥기하여 저절로 그칠 수 없게 하는 것을 반드시 이 시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立於禮(입어례)하며
禮에 서며,
禮(예)는 공경과 사양을 근본으로 삼고 節文(절문)과 度數(도수)의 상세함이 있어서, 사람의 肌膚(기부, 살과 피부)의 모임과 筋骸(근해, 힘줄과 뼈)의 묶임을 견고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배우는 자가 중간에 卓然(탁연)히 자립하여 사물에 흔들리고 빼앗김을 당하지 않는 것을 반드시 이 예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成於樂(성어악)이니라
樂에서 完成한다.
樂(악)에는 五聲(오성)과 十二律(십이율)이 있어 번갈아 唱(창)하고 번갈아 화답하여 가무와 八音(팔음)의 절도를 삼으니, 사람의 性情(성정)을 함양해서 간사하고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어내고 찌꺼기를 말끔히 녹여낸다(정화시킨다). 그러므로 배우는 자가 마지막에 義(의)가 精(정)해지고 仁(인)이 완숙해져서 저절로 도덕에 和順(화순)함에 이르는 것을 반드시 이 樂(악)에서 얻게 되니, 이는 학문의 완성이다.
《禮記(예기)》〈內則(내칙)〉을 상고해 보면 “10세에 어린이의 거동을 배우고 13세에 음악을 배우고 시를 외며 20세가 된 뒤에야 禮(예)를 배운다.” 하였으니, 그렇다면 이 세 가지는 小學(소학)에서 전수하는 차례가 아니고, 바로 大學(대학)에서 종신토록 행하여 얻는 바의 難易(난역)과 선후와 淺深(천심)인 것이다.
정자(伊川(이천))가 말씀하였다. “천하에 영재가 적지 않으나 다만 道學(도학)이 밝지 못하기 때문에 성취한 바가 있지 못한 것이다. 옛사람들의 시는 지금 사람들의 가곡과 같아 마을의 어린아이들도 모두 익히 들어서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능히 善(선)한 마음을 흥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老師(노사)와 宿儒(숙유)들도 오히려 古詩(고시)의 뜻을 깨닫지 못하니, 하물며 배우는 자들이겠는가. 이는 시에서 흥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물을 뿌리고 청소하며 應對(응대)하는 것으로부터 冠(관) · 婚(혼) · 喪(상) · 祭(제)에 이르기까지 모두 예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폐지되고 파괴되었다. 이 때문에 인륜이 밝지 못하고 집을 다스림에 법도가 없는 것이니, 이는 예에 서지 못하는 것이다. 옛사람의 음악은, 소리는 귀를 기르고 채색은 눈을 기르고 歌詠(가영, 노래와 읊음)은 性情(성정)을 기르고 舞蹈(무도)는 혈맥을 기르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졌으니, 이는 樂(악)에서 완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므로 옛날에 인재를 이루기는 쉬웠고 지금에 인재를 이루기는 어려운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태백편 8장 (논어집주, 성백효)
공자는 시(詩), 예(禮), 악(樂)을 몸을 세우고 덕(도)을 이루는 방법으로 학문의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공자는 「시경」에서 "시란 마음이 흘러가는 바를 적은 것이다. 마음 속에 있으면 뜻이라고 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서경」에서는 시란 마음이 바라는 바를 말로 표현한 것이며, 노래는 가락에 맞추어 말하는 것"이라 했다. 시는 사람의 감정에 흥을 돋구고 마음의 근본이 되는 배움의 초기단계이다. 시를 통해 옳고 그름의 도덕적 감정을 배울 수 있고 또한 읇조리므로써 감성을 키워주고 감정을 순화시킬 수 있다.
예는 중간단계로 공손함, 겸손함 등을 배워 욕심을 버리고 몸가짐을 단속하여 타인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여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게 해 준다. 예의를 통해 도리에 맞게 살아갈 수 있게 되므로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다.
악은 배움의 완성단계로써 음악의 최종적인 역할은 모든 것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춤을 추고 노래를 함으로써 사람의 성정과 인격을 키우고 비로소 순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는 자의 끝은 반드시 음악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니 이것이 곧 학문의 완성이요 인격의 완성이라 한 것이다.
공자는 어려운 시절에도 음악과 악기를 즐기므로써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고 또한 음악을 수양의 도구로 삼았다. 이른바 인생이 곧 예술이었다. 공자의 평생 음악사랑은 곧 그의 인격의 완성으로, 오늘날 그를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