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편 2장
柳下惠爲士師, 三黜.
유하혜위사사 삼출
人曰 “子未可以去乎?”
인왈 자미가이거호
曰 “直道而事人, 焉往而不三黜?
왈 직도이사인 언왕이불삼출
枉道而事人, 何必去父母之邦?”
왕도이사인 하필거부모지방
유하혜가 사사 벼슬을 하다가 세 번이나 쫓겨났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선생은 이런 나라를 떠나 버릴 만하지 않습니까?"
유하혜가 대답하였다.
"도(道)를 곧게 지키며 남을 섬긴다면, 어디에 간들 세 번은 쫓겨나지 않겠습니까?
도를 굽혀 남을 섬긴다면, 굳이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습니까?"
* 柳下惠(유하혜): 노나라의 대부로 성은 전(展), 이름은 획(獲)이며, 자는 금(禽)이다. 柳下는 식읍(食邑)의 이름이고, 惠는 시호다. 유하계(柳下季) 또는 유사사(柳士師) 등으로 불린다. 직도(直道)를 지켜 임금을 섬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춘추 시대 대도(大盜)이며 악인(惡人)으로 유명한 도척(盜跖)이 그의 동생이다. 이에 따라 형제간에 현인과 대악인이 있을 때 이들에 비유하였다. 유가에서 매우 숭상하는 인물이다.
* 士師(사사): 법을 집행하는 관리. 소송을 관장하던 벼슬 이름.
- 黜(내칠 출): 쫓겨나다, 물러나다. 내치다. 물리치다. 내쫓기다.
* 直道而事人(직도이사인): 길을 곧게 하여서 남을 섬기다.
- 直道(직도): 도를 곧게 하다, 즉 올바른 도리를 따르다.
- 直(직): 형용사가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焉往(언왕): 어디에 간다고 해도, 어디에 간들.
- 枉道(왕도): 도를 굽히다, 즉 올바른 도리를 왜곡하다.
# 논어집주 해석
柳下惠가 士師가 되어 세 번 내침을 당하자, 혹자가 말하기를 “그대는 아직 떠날 만하지 않은가?” 하니, 柳下惠가 대답하였다. “道를 곧게 하여 사람(군주)을 섬긴다면 어디를 간들 세 번 내침을 당하지 않으며, 道를 굽혀 사람을 섬긴다면 何必(어찌 굳이) 父母의 나라(故國)를 떠나가겠는가.”
‘士師(사사)’는 獄官(옥관)이다. ‘黜(출)’은 내침이다. 류하혜가 세 번 내침을 당했는데도 떠나가지 않고 그 辭氣(사기, 말의 억양)가 雍容(옹용, 온화하고 여유로움)함이 이와 같았으니, 和(화)하다고 이를 만하다. 그러나 도를 굽힐 수 없는 뜻은 확고하여 빼앗을 수 없었으니, 이것이 이른바 ‘반드시 正道(정도)로써 하여 스스로 올바름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 씨(胡寅(호인))가 말하였다. “여기에는 반드시 공자께서 단정하신 말씀이 있을 터인데, 亡失(망실)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자편 2장 (논어집주, 성백효)
유가에서 매우 숭상하는 인물인 유하혜는 직도(直道)를 지켜 임금을 섬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노나라의 법을 집행하는 관리로 있을 때 바른말을 하다가 세 번이나 쫓겨나자 사람들이 이 나라를 떠나기를 권했다. 유하혜는 바른 도리로써 섬기다 보면 어딜 가나 쫓겨나지 않겠느냐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를 굽혀 출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느냐고 대답을 하였다.
유하혜가 관직에서 쫓겨나는 것을 허물로 여기지 않고 있는 것은 자신의 뜻이 확고 [직도, 直道] 하기 때문이었다. 부당한 압력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주관대로 공정하게 판결하였기 때문에 윗사람의 미움을 사서 쫓겨났을 것이다(당시 노나라는 삼환씨에 의해 군주의 세력이 약화되었고 어지러운 상태였다). 어느 나라에 간들 이런 일이 없겠느냐고 차라리 부모가 계신 이 땅에서 소신껏 살겠다는 신념을 보여준다.
사사(士師)는 송사를 담담하거나 형옥의 일을 관장하는 낮은 직책이다. 유하혜는 노나라 종실의 사람이지만 더러운 임금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작은 벼슬이지만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유하혜는 추운 겨울날 동사할 뻔한 여자를 품에 안아 녹여주면서도 음란한 마음을 먹지 않은 품행이 지극히 방정한 인물로 노나라의 현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정직하고 온화하며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과연 공자가 존경할만한 위인이다.